여섯 번의 슈팅은 낭비가 아니다...손흥민, 멕시코전을 위한 예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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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 사진=연합뉴스
지난 6월 12일 오전 11시,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스타디움에 태극마크를 단 열한 명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에 나섰다. 16년 만에 찾아온 월드컵 첫 경기 승리의 기회였다. 경기는 2-1 역전승으로 끝났다. 기쁜 결과였다. 그런데 경기가 끝난 뒤에도 유독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장면이 있다. 주장 손흥민이 날린 여섯 번의 슈팅이다.
그는 정말로 열심히 뛰었다. 전반 12분 왼발 슈팅은 빗나갔고, 전반 38분 오른발 중거리는 크로스바 위로 넘어갔다. 1분 뒤 다시 왼발로 때렸지만 골문 옆으로 흘렀다. 전반 추가시간에는 컷백 패스를 발에 갖다댔지만 역시 불발이었다. 후반에도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가 왔지만 끝내 막혔다.
팀 내 최다인 여섯 번의 슈팅이 모두 골대를 비껴간 뒤, 홍명보 감독은 후반 24분 손흥민을 빼고 오현규를 투입했다. 오현규는 후반 35분 역전골을 터뜨렸다.
준비가 부족했던 걸까. 아니다. 손흥민은 지난 대표팀 평가전에서 2골을 넣으며 A매치 56호골을 기록했다. 몸 상태가 나빴던 걸까. 그것도 아니다. 체코 감독이 경기 후 "손흥민을 막기가 너무 어려웠다"고 말했을 만큼 그는 위협적으로 움직였다. 기술이 사라진 것도, 다리가 굳은 것도 아니었다. 그렇다면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여기서 뇌 이야기를 잠깐 해보자.
우리 뇌 앞쪽 한가운데에는 '자기 감시탑'이라 부를 수 있는 부위가 있다. 전측대상피질(ACC)이 그것인데, 내가 지금 잘 하고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점검하는 역할을 한다. 평소엔 조용히 배경에서 돌아간다. 그런데 '이번엔 꼭 잘 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질수록 이 감시탑이 갑자기 세게 켜진다.
문제는 감시탑이 너무 뜨겁게 달아오를 때 생긴다. 뇌는 공을 차는 데 집중하는 대신 이런 질문들을 반복하기 시작한다. '지금 잘 하고 있나?' '이번엔 꼭 넣어야 하는데.' '또 놓치면 어쩌지?' 발이 슈팅 동작을 시작하는 그 찰나에도 이 점검은 멈추지 않는다. 원래 몸에 배어 자동으로 나와야 할 동작이 갑자기 한 단계씩 의식적으로 확인해야 하는 대상이 되어버린다.
마치 평생 걸어온 사람이 갑자기 '지금 왼발 들었나, 오른발 내딛는 거 맞나' 하고 생각하기 시작하면 오히려 비틀거리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런 장면은 스포츠 밖에서도 늘 일어난다. 수십 번 연습한 발표가 면접관 앞에서 머릿속에서 통째로 사라지는 취업준비생, 집에서는 완벽하게 쳤던 피아노가 발표회 무대에서 손가락이 꼬이는 학생, 연습 때는 거뜬히 넣던 자유투를 결승전에서 림에 걸리는 농구 선수가 그런 예들이다.
공통점은 하나다. '더 잘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잘 하는 것' 자체를 방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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