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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실패에 대한 책임, 선수들도 통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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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25일 북중미 월드컵 남아공전에서 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25일 북중미 월드컵 남아공전에서 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중미월드컵 3차전인 남아공전 거리 응원에 나선 학부모를 최근 만났다. 부모는 초등, 중등 자녀을 데리고 광화문으로 갔다. 평일이라 학교에 현장학습을 낸 뒤였다. 한국이 0-1로 패한 뒤 아이가 물었다.

“엄마. 근데 우리 선수들은 왜 안뛰어?”

부모는 답을 하지 못했다. 부모는 “그날 따라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부모들이 많았다”며 “경기도 졌지만 열심히 뛰지 않은 모습에 실망한 사람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부모는 “평일인데 휴가까지 내고 나왔는데 배신감까지 느낀다는 성인들의 말도 들렸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한국축구는 월드컵 조별리그 경기 중 특히 3차전에서 엄청난 투혼을 보여왔다. 조별리그 통과가 걸려 있든, 이미 탈락이 확정됐든 선수들은 소위 “대가리 박고” 뛰었다. 그래서 이기기도 했고 패해도 “졌잘싸”라는 칭찬 속에 박수를 받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결과는커녕 내용도, 내용은커녕 자세부터 나빴다.

한국 축구대표팀 이한범이 25일 (한국 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경기에서 패배 후 그라운드에 앉아 있다. 2026.06.25 몬테레이(멕시코) | 문재원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 이한범이 25일 (한국 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경기에서 패배 후 그라운드에 앉아 있다. 2026.06.25 몬테레이(멕시코) | 문재원 기자

한국 선수가 상대 선수들에게 둘러 싸이면 도와주려고 접근하는 것은 기본이다. 돕지 말라고 지시할 감독은 한명도 없다. 이건 감독 지시가 아니라 선수들이 알아서 해야하는 기본 중 기본이다. 교체아웃도면서 불평하는 장면도 볼썽사나왔다. 기분은 상할 수 있었겠지만 과도한 동작으로 뭔가에 대해 짜증을 내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다. 그게 감독을 향한 게 아니라 동료들을 향한 것이었다면 더더욱 해서는 안됐다. 앞선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고 훈련을 게을리하거나 몸을 만들지 않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감독 눈밖에 났든, 전술이 마음에 들지 않든, 프로 선수라고면 언젠가 기회가 주어졌을 때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겠다며 이를 악물고 몸을 만드는 게 상식이다. 소위 ‘선수’라면 그라운드에서 기량으로 보여줘야 하며, 벤치에 있을 때는 팀과 동료를 위해 자중하면서 다음을 준비해야한다.

거리응원 중 남아공전 패배해 허탈해하는 축구팬들.  권도현 기자

거리응원 중 남아공전 패배해 허탈해하는 축구팬들. 권도현 기자

우리는 월드컵 기간 수많은 스타들를 지켜봤다. 극소수 스타를 제외하고 거의 모든 선수들은 감독 지시에 수긍하면서 팀을 위해 동료를 위해 뛰었다. 한국 선수들보다 더 잘난 선수들, 더 유명한 선수들도 고생하는 동료를 돕기 위해 달려들었고 동료들이 없는 자리를 조용하면서도 신속하게 메웠다. 날씨가 더워서 못뛰었다는 것도 변명에 불과하다. 한국이 더우면 다른 선수들도 덥다. 한국보다 더 어려운 상황, 힘겨운 일정, 버거운 대진 속에서도 열심히 뛰면서 성적을 낸 팀들이 존재한다.

선수들은 이번 실패에 통감해야한다. 처절하게 자성하면서 본인이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생각해봐야한다. 남탓만 하는 선수는 절대 발전할 수 없다. 패인을 외부에서, 타인에게 찾으면서 자신은 잘못한 게 없다고 하는데 무슨 반성, 무슨 노력을 하겠나.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3차전 한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경기가 열린 2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득점 기회가 무산되자 아쉬워하고 있다. 2026.6.25 권도현 기자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3차전 한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경기가 열린 2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득점 기회가 무산되자 아쉬워하고 있다. 2026.6.25 권도현 기자

한국 선수들은 대체로 죄송하다고 했다. “고개숙일 필요 없다. 네가 잘못한 없다”라는 팬심은 이해하지만 그게 선수가 더 뛰어난 선수로 성장하는데 도움이 될지 생각해보자. 칭찬과 위로도 필요하지만 때로는 질책과 충고도 필요한 법이다. 누가봐도 한국 대표 선수들은 대부분 부진했다. 개개인 잘못, 순간적 실수 등을 지적할 의사는 없다. 선수들도 책임을 통감하고 자신의 태도에 대해 뼈아프게 자성해야한다는 뜻이다.

선수들이 정말 최선을 다했을까. 기자는 그렇지 않았다고 본다. 최선을 다한 게 겨우 이 정도라고? 믿어지지도 않고 믿고 싶지도 않다. 감독은 돌아오지 못하지만 선수들은 돌아와야 한다. 그게 선수들이 이번 실패를 자기 자신의 실패로 통감하고 철저하게 반성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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