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치듯 떠난 감독, 박수받으며 걸어간 에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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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nhap photo-1623="">2026 북중미 월드컵을 마친 한국 축구대표팀 손흥민이 1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yonhap>
축구 대표팀 주장 손흥민(34·LAFC)이 1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의 실패를 뒤로하고 한국 땅을 밟았다. 이른 새벽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 도착한 주장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이유가 있었다.
손흥민은 자신의 네 번째 월드컵서 조별리그 3경기에 나섰지만, 한 차례도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팀의 탈락으로 이어진 3차전 남아프리카공화국전에선 교체 투입돼 45분 활약하고도 팀의 패배에 고개를 숙였다. 홍명보 대표팀 감독이 손흥민을 선발 명단에서 제외했다.
그래도 그는 "팀을 돕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다. 한국 남자 선수 A매치 최다 출전(147경기), 득점 2위(56골)에 오른 그는 네 번의 월드컵서 3차례나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주장의 반성은 이어졌다. 손흥민은 귀국 전 소셜미디어(SNS)에 "국민 여러분과 축구를 사랑해 주시는 팬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고개를 숙였다.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로는 감히 팬분들의 실망과 상처를 담아낼 수 없을 것 같아 그 말씀을 드리는 것조차 턱없이 부족하게 느껴진다"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한국 땅을 밟은 후로도 손흥민은 취재진의 물음에 "죄송하다"고 말을 아끼며 빠르게 현장을 떠났다.
축구팬 최다은 씨가 1일 인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손흥민에게 보낸 응원의 메시지. 인천공항=김우중 기자
새벽부터 공항을 찾은 팬들은 손흥민에게 "고개 숙이지 마" "고생했어요"라며 격려 메시지를 건넸다. 전날 거센 야유가 쏟아졌던 홍명보 감독의 귀국 풍경과는 딴판이었다.
팬들이 바라는 건 손흥민의 '사과'가 아닌, 그라운드 위의 미소였다. 지난 2018년 러시아 대회 독일전에서 활약한 손흥민을 보고 팬이 됐다고 밝힌 40대 여성 이새암 씨는 "축구를 사랑하는 손흥민 선수의 열정, 아이같이 펑펑 우는 그의 모습에 '입덕'하게 됐다"며 "손흥민 선수는 물론, 대표팀 선수들은 잘못이 없으니까 고개 숙이지 말았으면 좋겠다. 특히 '죄송'은 금지다. 언제든 다시 일어서서 팬들이 항상 응원할 테니까, 다음 월드컵까지 다시 힘내자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30대 여성 팬 최다은 씨도 "손흥민 선수가 누구보다 최선을 다한 사실을 팬들은 알고 있다"며 "가장 위로를 받아야 할 선수가 국민과 팬들에게 죄송하다고 하는 모습을 봤다. 그런 선수가 우리나라의 주장이라서 감사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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