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볼 다투다가 거친 반칙, 상대 선수 사망…골키퍼, 형사처벌 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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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라의 골키퍼 헤수스 오우노가 테네리페 공격수 헤수스 데 미겔과 충돌하고 있다. bein스포츠
[스포츠경향 김세훈 기자] 축구 경기 도중 거친 반칙을 했다. 상대 선수는 결국 숨졌다. 그렇다면 반칙을 한 선수는 형사처벌을 받아야 할까.
스페인 2부리그 안도라의 골키퍼 헤수스 오우노와 테네리페 공격수 헤수스 데 미겔의 충돌을 놓고 스페인에서도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데 미겔은 지난 2일 경기 후반 추가시간 공중볼을 다투다 오우노와 충돌했다. 주심은 오우노가 “다리를 높이 들어 과도한 힘으로 상대를 가격했다”며 곧바로 퇴장시켰다. 데 미겔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다음 날 숨졌다. 오우노는 하프라인 근처로 날아오는 볼을 향해 뛰어나가면서 볼을 처리하려고 하는 과정에서 미켈의 가슴쪽을 무릎으로 가격했다.
스페인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다. 그렇다고 곧바로 오우노에게 과실치사 혐의가 인정됐다는 뜻은 아니다. 자연사가 아닌 사망이 발생하면 사법당국이 사망 원인을 조사하는 절차다.
스페인 형법상 형사처벌 가능성은 있다. 중대한 과실로 사람을 숨지게 하면 최대 4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핵심은 사망 결과가 아니라 오우노의 행동이 형법상 ‘중대한 과실’이었느냐다.
스포츠에는 어느 정도 위험이 전제된다. 축구에서는 태클과 공중볼 경합, 신체 충돌이 일상적으로 발생한다. 선수들도 이런 위험을 어느 정도 받아들이고 경기에 나선다. 따라서 경기 중 상대를 다치게 했다고 해서 모든 반칙이 범죄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오우노의 경우 위험한 플레이였다는 점은 분명하다. 다만 중요한 것은 공을 다투는 과정에서 나온 행동이었다는 점이다. 공과 무관하게 상대를 때리거나 경기가 중단된 뒤 폭행한 것과는 성격이 다르다.
스페인 검찰과 법조계도 이 부분을 주목한다. 경기 과정에서 발생한 부상은 원칙적으로 스포츠가 허용하는 위험의 범위에서 판단하고, 공과 관계없는 고의적인 폭행은 별도의 형사범죄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스페인 법원은 경기가 멈춘 상태에서 상대 선수의 등을 걷어차 심각한 장애를 입힌 선수에게 유죄를 선고한 적이 있다. 축구 플레이가 아니라 폭력행위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은 현재까지는 다르다. 오우노는 골문 밖으로 뛰어나와 공을 처리하려 했고 그 과정에서 충돌했다. 상대를 일부러 다치게 하려 했다는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사망을 예상할 수 있었는지도 중요하다. 형사책임을 물으려면 단순히 “그 반칙 때문에 숨졌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런 행동이 사람의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위험하다는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는지도 따져야 한다.
물론 형사처벌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부검 결과 사망과 충돌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확인되고, 오우노의 행동이 정상적인 공중볼 경합 범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으로 판단되면 과실치사가 논의될 수 있다.
스페인 언론 보도들을 종합하면, 현재까지 나온 스페인 검찰과 법조계의 판단은 형사처벌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실제 기소와 유죄까지 가는 문턱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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