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감독’ 모레노 헝클어진 로드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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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토 모레노 | 대한축구협회 제공
‘은퇴 소동’ 96년생 트리오에
주장 손흥민 둘러싼 불화설…
선수단 선발 내부 뇌관까지
진퇴양난 딜레마에 직면
축구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는 로베르토 모레노 임시 감독의 발걸음이 무겁다. 임시 사령탑으로서 마지막 시험대가 될 11월 A매치 2연전을 앞두고 경기 안팎을 둘러싼 대외적 변수와 내부적 뇌관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며 ‘불확실성의 안개’ 속에 갇혔다.
당초 모레노호의 로드맵은 명확했다. 내년 1월 개막하는 아시안컵을 목전에 두고 11월 A매치 기간 중동 원정 2연전을 치르며 현지 기후와 잔디에 적응하고, 실전 전술의 완성도를 최종 점검한다는 복안이었다.
그러나 대외 여건부터 흔들리고 있다. 최근 중동 정세 악화와 사우디아라비아 내 안보 불안 사태로 인해 11월 사우디 원정 평가전 성사 여부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설상가상으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안팎에서 내년 1월 아시안컵의 일정 연기나 개최지 대체 검토 설까지 흘러나오며 로드맵의 근간이 흔들리는 모양새다.
이는 모레노 감독 개인의 거취와도 직결된다. 모레노 감독의 임기는 오는 11월 27일까지다. 9~10월 4연전에 이어 11월 마지막 2연전 성적과 경기력을 바탕으로 대한축구협회의 정식 감독 선임 평가를 받아야 하는 처지다. 하지만 마지막 평가 무대 자체가 흔들리면서 최종 거취 역시 오리무중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그라운드 밖의 혼란보다 더 골치 아픈 대목은 ‘선수단 선발’이라는 내부 뇌관이다. 10월 A매치 일정이 끝나자마자 쉴 틈 없이 K리그 현장을 누비며 옥석 가리기에 들어간 모레노 감독의 최대 난제는 바로 ‘96년생 삼총사’의 거취다. 지난 9~10월 A매치 기간 대표팀 안팎을 들쑤셔 놓았던 황인범(포르투),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희찬(샬케) 등 96년생 선수 3명의 ‘대표팀 은퇴 시사 논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대표팀 내 세대 간 갈등과 주장 손흥민(LAFC)을 둘러싼 불화설까지 확산했다. 당사자들의 명확한 공식 입장이나 사과, 해명이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을 11월 명단에 다시 불러들이자니 싸늘한 여론과 대표팀 내 위계 및 분위기 저해가 부담스럽다.
그렇다고 당장 눈앞으로 다가온 아시안컵 정상을 노리자면 이들을 무작정 배제하기도 어렵다. 정예 멤버를 구축해 조직력을 극대화해야 하는 시점인 만큼, 논란의 주역들을 재신임할지 아니면 과감히 배제하고 파격적인 ‘새 얼굴’ 수혈로 세대교체 드라이브를 걸지 선택의 기로에 섰다.
새 얼굴을 얼마나 발탁할지도 고민거리다. 9월과 10월 A매치에서 모레노 감독은 김민수(레인저스)와 정승원(서울) 등 새로운 자원을 시험했다. 11월에도 추가 실험을 이어갈 수 있지만, 아시안컵을 불과 두 달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서 무작정 선수층을 넓히기만 할 수는 없다. 주축 선수들의 호흡을 맞추고 전술적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일도 중요하다. 11월 명단은 아시안컵 구상의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대외적인 일정 불안정과 모호한 임기, 여기에 라커룸을 뒤흔든 내부 갈등까지 겹치며 모레노 감독은 진퇴양난의 딜레마에 직면했다. 축구대표팀 혼란기에 지휘봉을 잡은 임시 사령탑이 마주한 현실은 그 어느 때보다 얄궂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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