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 피칭은 없다”…곽빈, ‘제구력+5색 투구’ 리그 에이스로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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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곽빈이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제공
“도망가는 투구를 한 내가 창피하고 너무 짜증 났다. 더는 도망가는 피칭은 하고 싶지 않다.”
지난 3월 열린 2026 세계야구클래식(WBC) 도미니카공화국과의 8강전에서 세 타자 연속 볼넷으로 밀어내기 악몽을 겪은 곽빈(27·두산 베어스)은 당시 투구를 되돌아보며 이렇게 다짐했다. 그 다짐은 올 시즌 곽빈을 리그 원톱 투수로 바꿔놓았다.
곽빈은 11일 서울 잠실에서 열린 2026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안방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비록 승수를 쌓진 못했지만, 10개의 탈삼진을 더하며 이 부문 리그 1위(148개) 자리를 지켰다. 평균자책점은 2.66에서 2.53까지 낮추며, 팀 동료 최민석(평균자책점 2.64)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올 시즌 21경기에 등판한 곽빈은 리그 다승 공동 4위(9승), 소화 이닝수 2위(121이닝),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3위(1.12) 등 여러 부문에서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리그를 대표하는 파이어볼러 곽빈이 올 시즌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단연 ‘제구력’이다. 9이닝당 볼넷(BB/9)은 2.31개로, 지난해 3.38개보다 크게 낮아졌다. 반면 탈삼진 능력은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9이닝당 탈삼진(K/9)은 지난해 8.81개에서 올해 11.01개로 늘었다. 볼넷은 줄이고 탈삼진은 늘어난, 투수로서 가장 이상적인 변화다. WBC에서의 깨달음이 현실이 된 셈이다.
두산 베어스 곽빈이 지난달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에서 포효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제공
빠른 공의 위력도 여전하다. KBO에 따르면 곽빈의 올 시즌 최고 구속은 시속 159㎞(리그 3위)고, 빠른 공 평균 구속은 151.7㎞(6위)다. 여기에 다양한 구종도 무기다. 포심 패스트볼(42.3%)을 중심으로 커터(19.6%), 슬라이더(14.0%), 체인지업(12.1%), 커브(12.0%) 등을 고루 섞어 던지며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고 있다. 강속구에만 의존하지 않고 상황에 맞게 수 싸움을 펼치는 투수로 발전한 것이다.
2018년 두산의 1차 지명을 받은 곽빈은 그해 10월 팔꿈치 수술을 받고 2021년에야 복귀했다. 2024년 원태인과 함께 다승왕(15승)을 차지했지만, 지난해 옆구리 부상 여파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올 시즌 부활에 성공한 곽빈의 시선은 이제 더 넓은 무대를 향한다. 2027시즌 종료 뒤 메이저리그(MLB) 진출 포스팅 자격을 얻는 그는 “기회가 생기면 한 번쯤 도전해보고 싶다”며 빅리거를 향한 꿈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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