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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덮으려 데려온 '가을 영웅' 박정권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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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매니아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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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랜더스가 또 하나의 선택을 앞두고 있다. 이번에도 팬들의 시선은 기대보다 우려에 가깝다. 과거 논란이 있는 인물을 퓨처스 감독으로 선임했다가 거센 반발에 부딪혔던 SSG가 이번에는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프랜차이즈 스타와 결별하기로 했다. 박정권 퓨처스 감독이 두 시즌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구단은 육성 시스템 개편을 이유로 내세웠지만, 그를 선임했던 과정을 돌아보면 이번 결정이 단순한 지도자 교체로만 받아들여지지는 않는다. 논란을 수습하기 위해 선택했던 인물과의 동행을 끝낸 SSG가 다음에는 어떤 카드를 꺼낼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SSG는 15일 박정권 퓨처스 감독과의 계약이 2026시즌을 끝으로 만료됨에 따라 재계약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구단은 내년 시즌 새로운 구상과 육성 시스템 개편을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박 감독이 유망주 발굴과 육성을 위해 노력한 점에 감사를 전하면서 새로운 코칭스태프 구성에 나서겠다는 뜻도 밝혔다.

표면적으로는 계약 만료에 따른 자연스러운 지도자 교체다. 성적을 생각하면 변화의 필요성도 이해할 수 있다. SSG 퓨처스팀은 올 시즌 41승 60패로 전체 최하위에 머물렀다. 유망주 육성을 책임지는 조직이라고 해도 성적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선수들의 성장이라는 성과가 충분하지 않았다면 지도 체제를 바꾸는 것도 구단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다.그러나 박정권 감독의 퇴진을 바라보는 시선이 복잡한 것은 그가 처음 지휘봉을 잡게 된 과정 때문이다.

SSG는 2024년 12월 31일 박정태 전 롯데 자이언츠 2군 감독을 새로운 퓨처스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현역 시절 뛰어난 2루수로 활약했던 인물이지만 선임 발표 직후부터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추신수 구단주 보좌역의 외삼촌이라는 혈연관계도 논란이 됐지만 더 큰 문제는 과거의 음주운전 전력이었다.

박정태 전 감독은 2019년 음주운전과 시내버스 운전자 폭행 사건으로 물의를 빚었고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재판 과정에서는 이전 두 차례의 음주운전 처벌 전력도 드러났다. 이런 이력을 가진 인물을 젊은 선수들을 교육하고 지도해야 하는 퓨처스 감독으로 선임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비판이 이어졌다.

결국 박정태 전 감독은 여론의 반발 속에 자진 사퇴했다. SSG는 새 시즌 준비를 앞두고 감독 선임 작업을 다시 시작해야 했다. 구단의 인사 검증과 판단 능력에 대한 신뢰도 적지 않은 상처를 입었다.

그런 상황에서 등장한 인물이 박정권이었다.박정권은 SSG의 전신인 SK 와이번스에서만 선수 생활을 한 대표적인 원클럽맨이었다. 통산 130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3, 178홈런, 679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포스트시즌에서 11개의 홈런을 터뜨렸고 2010년 한국시리즈 MVP까지 차지하며 '가을 사나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중요한 순간마다 팀을 구해냈던 그의 활약은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지도자로서도 구단과 인연이 깊었다. 은퇴 후 퓨처스와 1군 타격 코치를 거쳤고 2024년에는 해설위원으로 활동했다. SSG는 박정권을 선임하면서 구단의 육성 시스템에 대한 이해도와 선수들과의 소통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팀의 전통을 잘 알고 팬들의 지지도 받을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 역시 중요한 강점이었다.

무엇보다 박정권 선임은 앞선 인사 실패로 흔들렸던 구단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선택이었다. 논란이 있는 외부 인사를 데려오려다 실패한 뒤 팬들에게 친숙하고 구단에 대한 애정이 깊은 프랜차이즈 스타에게 지휘봉을 맡겼기 때문이다. 당시 박정권 선임을 여론 수습을 위한 카드로 바라보는 시선이 있었던 것도 이런 배경에서였다.

물론 구단이 실제로 여론 전환만을 목적으로 박정권을 선임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SSG가 밝힌 육성 경험과 리더십에 대한 평가 역시 충분히 합리적인 선임 근거가 될 수 있다. 다만 결과적으로 박정권이 논란으로 흔들린 퓨처스팀의 분위기를 수습하는 역할까지 맡았다는 사실은 부정하기 어렵다.

그런 박정권이 불과 두 시즌 만에 팀을 떠나게 됐다.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SSG가 추진하겠다는 육성 시스템 개편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단순히 퓨처스 감독을 교체하는 수준의 변화인지, 아니면 선수 발굴과 훈련 방식, 1군과 2군의 연계 체계까지 손보는 전면적인 개편인지 아직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퓨처스팀의 성적이 좋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감독 교체의 타당성을 모두 설명하기는 어렵다. 퓨처스리그는 당장의 승리보다 1군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선수를 얼마나 많이 만들어내느냐가 중요한 무대다. 1군에 필요한 선수를 수시로 올려보내야 하고, 부상 선수의 재활과 유망주의 기량 향상까지 책임져야 한다. 따라서 승패 기록과 별개로 어떤 선수가 성장했고 얼마나 많은 전력을 1군에 공급했는지도 함께 평가해야 한다.

박정권 감독이 이런 부분에서 얼마나 성과를 냈는지는 보다 구체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구단이 명확한 평가 기준과 새로운 육성 방향을 제시한다면 감독 교체에 대한 설득력도 높아질 수 있다.

하지만 지금 더 큰 관심을 끄는 것은 박정권의 성적표보다 후임 감독의 이름이다.

SSG는 이미 한 차례 지도자 선임 과정에서 큰 실수를 저질렀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전력이 있는 인물을 충분한 여론 검증 없이 퓨처스 감독으로 선임했다가 팬들의 반발을 견디지 못하고 결정을 사실상 철회해야 했다. 그 과정에서 구단의 인사 원칙이 무엇인지, 젊은 선수들을 지도할 인물에게 어떤 자격을 요구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그런 경험이 있는 구단이 다시 퓨처스 감독을 선임하게 됐다.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박정권과 재계약하지 않기로 한 만큼 새로운 인물에 대한 검증은 더욱 엄격해질 수밖에 없다물론 SSG가 다시 논란이 있는 인물을 선임하려 한다는 구체적인 근거는 현재 없다. 박정권 감독과의 결별을 과거 인사 논란과 직접 연결해 특정한 의도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도 지나친 해석일 수 있다.

그럼에도 우려의 시선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것은 SSG가 스스로 남긴 전례 때문이다. 한 번의 인사 실패는 실수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비슷한 문제가 반복된다면 구단의 인사 시스템 자체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특히 퓨처스 감독은 어린 선수들에게 야구 기술뿐 아니라 프로 선수로서 갖춰야 할 태도와 책임감까지 가르치는 자리다. 지도자의 능력만큼이나 인성과 도덕성, 선수들에게 미칠 영향력을 중요하게 평가해야 하는 이유다.

SSG가 박정권과의 결별을 통해 새로운 육성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실현하려 한다면 그 출발점은 결국 사람이어야 한다. 어떤 철학을 가진 지도자를 선택할 것인지, 젊은 선수들에게 어떤 가치를 전달할 것인지가 명확해야 한다. 단순히 유명한 지도자나 구단과 인연이 있는 인물을 데려오는 것만으로는 육성 시스템 개편이라는 명분을 충족시키기 어렵다.

박정권은 선수 시절 중요한 순간마다 팀을 구해냈던 영웅이었다. 지도자로서는 기대했던 만큼의 성적을 남기지 못했지만 적어도 그의 선임 과정에서 팬들이 느꼈던 안도감과 기대까지 지워지는 것은 아니다. 논란을 불러온 인사 이후 팬들이 납득할 수 있는 선택이었다는 점에서 박정권의 퇴장은 더욱 묘한 여운을 남긴다.이제 SSG가 답해야 할 차례다. 구단은 새로운 육성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후임 감독 선임을 통해 그 변화가 무엇인지 보여줘야 한다. 팬들이 공감할 수 있는 기준과 명확한 육성 철학이 뒷받침된다면 박정권과의 결별도 미래를 위한 선택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또다시 인물의 자격과 선임 배경을 둘러싼 논란이 벌어진다면 박정권 감독과의 결별은 단순한 지도자 교체를 넘어 구단의 판단 능력을 다시 도마 위에 올려놓는 계기가 될 수 있다.

SSG는 이미 한 번 팬들의 신뢰를 잃을 뻔했고 박정권이라는 익숙한 이름을 통해 그 위기를 넘겼다. 이제 그 이름마저 떠났다. 새로운 감독이 누구인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적어도 팬들이 무엇을 걱정하는지는 분명하다.

설마 같은 실수를 또 반복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믿음. SSG가 이번 인사를 통해 지켜내야 할 것은 단순한 퓨처스팀의 성적이 아니라 그 믿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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