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빠른 윤영철'은 어디로 갔나…황준서, 사라진 구속보다 더 심각한 문제 있다
작성자 정보
- 뉴스매니아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53 조회
- 목록
본문

'공 빠른 윤영철.'
한화 이글스 좌완 황준서가 고교 시절 받았던 최고의 찬사다. 단순히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가 아니라 경기 운영 능력과 제구력까지 갖춘 특급 투수로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가 담긴 평가였다. 그러나 프로 입단 3년째를 맞은 지금까지 황준서는 그 기대를 현실로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빠른 공도, 안정적인 경기 운영도 아직 확실하게 자신의 것으로 만들지 못했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것은 시간이 흐르고 있음에도 체력적인 문제가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황준서는 올 시즌 29경기에 등판해 1승4패, 평균자책점 5.37을 기록하고 있다. 고교 시절 받았던 기대와 비교하면 분명 아쉬운 성적이다. 가장 최근 등판이었던 지난 1일 대구 삼성전에서는 4.1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러나 투구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마냥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4.1이닝 동안 안타 5개를 맞았고 볼넷도 3개나 허용했다. 실점을 최소화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상대 타선을 압도하거나 안정적으로 제압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경기였다.황준서가 특별한 기대를 받았던 이유는 분명하다. 한화는 202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황준서에게 사용했다. 당시 황준서는 고교 무대에서 가장 완성도 높은 좌완 투수 가운데 한 명으로 평가받았다. 최고 구속이 시속 150km를 넘긴 적도 있었고 변화구 구사 능력과 경기 운영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단순히 공만 빠른 투수가 아니라 타자와 승부할 줄 아는 투수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KIA 타이거즈 윤영철과 비교되는 경우가 많았다. 윤영철은 빠른 공으로 타자를 압도하는 유형이 아니다. 시속 140km에도 미치지 못하는 패스트볼을 던지면서도 정교한 제구와 완급 조절, 뛰어난 경기 운영 능력으로 타자를 상대하는 투수다. 신인이었던 2023년에는 8승7패를 기록하며 프로 무대에서도 자신의 경쟁력이 통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이후 부상으로 성장에 제동이 걸리기는 했지만 빠르지 않은 공으로도 타자를 충분히 제압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그런 윤영철보다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가 황준서라는 평가였다. 윤영철이 가진 경기 운영 능력에 시속 150km에 가까운 패스트볼까지 더해진다면 얼마나 위력적인 투수가 될 수 있을까. '공 빠른 윤영철'이라는 표현에는 바로 그런 기대가 담겨 있었다. 좌완 투수로서 뛰어난 경기 운영 능력에 구위까지 갖춘다면 리그를 대표하는 선발 투수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전망이었다.
하지만 프로 무대에서 황준서가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기대와 상당한 거리가 있다. 우선 구속부터 아쉽다. 지난 1일 삼성전에서 황준서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시속 142.9km에 그쳤다. 직전 등판이었던 9월26일 NC전에서는 평균 시속 144.2km를 기록하며 구속 상승에 대한 기대를 갖게 했지만 다음 등판에서 다시 1.3km가 떨어졌다. 고교 시절 최고 시속 150km를 넘겼던 투수라는 점을 고려하면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수치다.
물론 평균 구속이 한 경기에서 1.3km 떨어졌다는 사실만으로 문제가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상대 타자와의 승부 방식이나 투구 환경, 당일 컨디션에 따라 구속은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황준서에게서 나타나는 구속 변화는 단순한 컨디션 문제 이상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경기마다 공의 힘이 달라지는 현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A팀 전력 분석 팀장은 황준서의 가장 큰 문제로 체력을 꼽았다.
그는 "황준서의 가장 큰 문제는 체력으로 보인다. 공을 던지는 체력이 강해 보이지 않는다. 경기별로 구속 차이가 많이 나는 것도 체력 문제라고 생각된다. 힘 있는 공을 던지는 날은 결과도 좋지만 그렇지 못한 날은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제구도 기대만큼 안정적이지 못하다. 고교 시절 받았던 관심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일단 체력을 키우는 것이 우선돼야 할 것 같다"고 분석했다.
주목해야 할 대목은 단순히 구속이 느리다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가진 구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선발 투수에게 중요한 것은 가장 좋은 날 얼마나 빠른 공을 던지느냐가 아니라 평범한 컨디션에서도 얼마나 일정한 수준의 공을 던질 수 있느냐다. 컨디션이 좋은 날에는 시속 145km 안팎의 공을 던지다가 그렇지 못한 날에는 구속과 제구가 함께 흔들린다면 계산이 서는 선발 투수로 자리 잡기 어렵다.
더욱 심각하게 들여다봐야 할 부분은 제구력이다. 황준서는 올 시즌 60.1이닝을 던지며 62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이닝보다 많은 탈삼진을 기록했다는 것은 타자의 방망이를 헛돌게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의미다. 구위 자체가 완전히 경쟁력을 잃었다고 평가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문제는 볼넷이다. 같은 기간 황준서가 허용한 볼넷은 무려 41개다. 9이닝당 탈삼진은 약 9.25개지만 9이닝당 볼넷도 약 6.12개에 이른다. 삼진을 잡아내는 능력은 분명하지만 그 과정에서 지나치게 많은 주자를 내보내고 있다는 뜻이다. 탈삼진과 볼넷의 비율도 약 1.51에 불과하다. 안정적인 선발 투수로 성장하기 위해 반드시 개선해야 할 수치다.윤영철과 비교하면 차이가 더욱 선명해진다. 윤영철은 데뷔 후 2년 동안 204.1이닝을 던지며 볼넷을 91개 허용했다. 윤영철 역시 제구가 완벽한 투수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황준서보다는 훨씬 안정적으로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했다. 빠른 공이 없어도 타자와 승부를 이어갈 수 있었던 중요한 이유다.
황준서는 반대의 상황에 놓여 있다. 윤영철보다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지만 정작 볼넷을 억제하는 능력에서는 크게 뒤처지고 있다. 빠른 공이 위력을 발휘하려면 원하는 곳에 던질 수 있어야 한다.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공을 한가운데로 몰아넣어야 하거나 볼넷을 피하기 위해 무리하게 승부해야 한다면 구속의 이점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체력 문제가 더욱 중요하게 거론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투수가 일정한 투구 메커니즘을 유지하려면 이를 뒷받침할 체력이 필요하다. 하체와 몸통의 힘을 안정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면 릴리스 포인트가 흔들릴 수 있고 구속과 제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황준서의 문제 역시 이러한 과정과 연결돼 있는지 면밀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웨이트트레이닝으로 근력을 키우는 것만이 아니라 투구 동작을 반복해도 균형이 무너지지 않는 신체 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프로 입단 3년째라는 시간도 가볍게 볼 수 없다. 고졸 투수에게 3년은 완성을 요구하기에는 이른 시기일 수 있다. 그러나 적어도 입단 당시 지적됐던 약점이 얼마나 개선됐는지는 평가할 수 있는 시간이다. 황준서는 여전히 구속의 일관성과 제구력에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타고난 재능이 부족해서라기보다 그 재능을 안정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기반이 아직 충분히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한화도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황준서가 좋은 공을 던지는 날의 모습에만 기대를 걸어서는 안 된다. 왜 어떤 날에는 공에 힘이 실리고 다른 날에는 그렇지 못한지, 투구 수가 늘어날 때 구속과 제구가 어떤 변화를 보이는지, 등판 간 회복 상태에는 문제가 없는지를 구체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체력이 원인이라면 그에 맞는 훈련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하고 투구 메커니즘에 문제가 있다면 기술적인 보완도 병행해야 한다.
황준서는 이제 올 시즌 마지막 등판을 앞두고 있다. 단 한 경기로 지난 3년의 평가를 뒤집을 수는 없다. 그러나 적어도 자신이 어떤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는지를 보여줄 기회는 남아 있다. 빠른 공을 던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필요한 것은 구속과 제구를 일정하게 유지하며 안정적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모습이다. 삼진을 잡는 능력은 이미 어느 정도 확인했다. 이제는 불필요한 볼넷을 줄이고 자신의 공을 믿고 승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고교 시절 황준서를 향했던 기대는 결코 작지 않았다. '공 빠른 윤영철'이라는 평가는 단순한 수식어가 아니라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좌완 투수로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한 인정이었다. 하지만 프로 무대에서는 과거의 평가가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결국 실력으로 증명해야 한다.
황준서에게 필요한 것은 최고 구속 150km를 다시 찍는 일만이 아니다. 시속 143km의 공을 던지는 날에도 타자를 이겨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공 빠른 윤영철이라는 찬사를 받았던 투수가 이제는 구속도, 제구도 확실하지 않은 투수로 남아서는 안 된다. 마지막 등판에서 황준서가 보여줘야 할 것은 단순히 좋은 성적표 한 장이 아니다. 자신이 가진 재능을 안정적으로 발휘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3년 전 황준서의 미래를 밝힌 것은 재능이었다. 이제 그 미래를 현실로 만들 수 있는지는 체력과 제구에 달려 있다.
관련자료
-
이전
-
다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