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털풋볼’ 버린 네덜란드…“이게 네덜란드인가” 월드컵 탈락으로 정체성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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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 폴 판헤케가 북중미 월드컵 32강 모로코전 승부차기 패배로 탈락이 확정된 뒤 고개를 숙인 채 아쉬워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토털풋볼의 나라’ 네덜란드가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탈락 이후 단순한 성적 부진을 넘어 축구 철학과 정체성에 대한 거센 논쟁에 휩싸였다.
네덜란드는 지난달 31일 월드컵 32강전에서 모로코와1-1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탈락했다. 경기 직후 거센 비판을 받았던 로날드 쿠만 감독은 결국 사퇴했다. 유럽 언론들의 시선은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했다. 영국 매체 디애슬레틱은 “네덜란드의 월드컵 탈락은 토털풋볼 국가의 정체성 위기를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가장 큰 논란은 쿠만 감독의 전술 변화였다. 그는 미드필더를 한 명 빼고 수비수를 추가하는 5백을 선택했다. 중앙 수비수 미키 판더펜을 왼쪽 윙백으로 기용했고, 공격보다 수비 안정에 무게를 뒀다.
토털풋볼과 4-3-3을 상징처럼 여겨온 네덜란드에서는 즉각 비판이 쏟아졌다. 네덜란드 대표팀 출신 라파얼 판더파르트는 “상대보다 우리가 더 좋은 팀인데 굳이 상대에게 맞춘 전술을 선택했다”며 “나는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쿠만 감독은 결과론이라고 맞섰다. 그는 “추가시간 동점골만 허용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칭찬을 받고 있었을 것이다. 다시 선택해도 같은 전술을 사용할 것”이라며 “5명의 수비수를 세운 것 때문에 비난받고 있지만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기 내용 역시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디애슬레틱은 “네덜란드의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공격이 아니라 판더펜과 버질 판다이크의 수비 태클이었다”고 평가했다. 반면 모로코는 짧은 패스와 유기적인 포지션 교환으로 오히려 과거 네덜란드를 떠올리게 하는 축구를 선보였다고 분석했다.
바우트 베호르스트가 북중미 월드컵 32강 모로코전 도중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아이러니는 모로코 핵심 선수 상당수가 네덜란드에서 성장했다는 점이다. 누사이르 마즈라위, 아나스 살라 에딘, 소피앙 암라바트는 모두 네덜란드 출생이며, 이스마엘 사이바리 역시 PSV에서 성장한 뒤 이번 대회를 마치고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한다. 디애슬레틱은 “모로코의 유기적인 축구는 네덜란드와 스페인, 프랑스, 벨기에의 유소년 시스템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네덜란드 대표 출신 이브라힘 아펠라이는 “축구는 미드필드에서 결정되는데 모로코가 완전히 지배했다”며 “오히려 모로코가 네덜란드식 축구를 했다. 네덜란드는 모든 면에서 밀렸다”고 혹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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