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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가 옳았다…출정식 패싱 비난에도 ‘고지대 적응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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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손흥민, 이강인 등이 1일(현지시간) 미국 유타주 헤리먼에 위치한 자이언스뱅크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강인, 손흥민, 이동경, 옌스 카스트로프, 김문환, 백승호, 이기혁. 뉴스1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손흥민, 이강인 등이 1일(현지시간) 미국 유타주 헤리먼에 위치한 자이언스뱅크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강인, 손흥민, 이동경, 옌스 카스트로프, 김문환, 백승호, 이기혁. 뉴스1

고지대 적응에 심혈을 기울인 한국 축구의 전략이 통했다. 한국이 12일 멕시코의 1570m 고지대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체코와 첫 경기에서 극적인 2-1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은 월드컵을 앞두고 출정식을 치르지 않았다는 비난을 받았다. 국내 팬들 앞에서 월드컵을 앞두고 평가전을 치르는 것보다 하루라도 빨리 고지대 적응을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는 게 홍명보 감독의 전략적 판단이었다. 한국 대표팀은 지난 16일 월드컵 최종 엔트리를 발표한 뒤 이틀 후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약 1460m)로 이동해 고지대 적응을 시작했다.

 

월드컵을 앞둔 최종 평가전 상대가 트리니다드토바고, 엘살바도르로 정해졌을 때도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세계적인 강호를 상대로 최종 모의고사를 치러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이었다. 이에 대해서 홍 감독은 “좋은 상대와 평가전을 치르기 위해 저지대로 이동하는 것보다는 다소 전력이 떨어지는 상대라도 고지대에 계속 머무르며 실전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고지대 훈련의 연속성을 살리면서 실전을 통해 고지대 경험을 쌓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확고한 원칙이었다. 로스앤젤레스 등 교민이 많은 곳에서 평가전을 치르면 더 많은 수익을 거둘 수 있지만 축구협회도 대표팀의 이같은 방침을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관중을 수백명밖에 수용할 수 없는 유타주 프로보(약 1380m)에 위치한 브리검영 대학교의 경기장에서 평가전을 치른 배경이다.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29일(현지시간) 미국 유타주 헤리먼에 위치한 자이언스뱅크 트레이닝센터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스1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29일(현지시간) 미국 유타주 헤리먼에 위치한 자이언스뱅크 트레이닝센터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스1

멕시코 과달라하라를 베이스캠프로 차지한 것도 신의 한수였다. 한국 축구의 둥지가 된 베르데바예는 멕시코의 명문 클럽 치바스 과르디올라의 훈련 캠프다. 그리고 체코와의 경기가 열린 에스타디오 과르디올라는 바로 치바스의 홈구장이다. 훈련장의 잔디가 경기장 잔디와 똑같은 이유다. 한국 대표팀이 안방을 차지하고 명실상부한 홈팀처럼 체코전을 치른 것이다.

반면 체코는 고지대 적응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유럽 플레이오프를 통해 북중미 월드컵에 막차를 타면서 미국 댈러스의 맨스필드에 베이스캠프를 차릴 수밖에 없었다. 맨스필드는 해발고도가 채 200m도 되지 않는 저지대다. 또 체코는 남아공과 2차전을 저지대인 애틀랜타에서 치르기 때문에 고지대 적응에 전념할 수도 없었다. 이 때문에 체코는 한국전을 불과 하루 앞두고 과달라하라에 입성하는 고육책을 썼다. 신체가 고지대로 인한 증세를 느끼기 이전에 경기를 치른다는 '플라이 인, 플라이 아웃' 전략이다. 비행기를 타고 드나들며 경기만 치른다는 의미다. 결과적으로 고육책은 ‘제살깎아먹기’였다.

 

고지대에서는 산소 희박으로 인해 심박수가 급증하고 유산소 운동 능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두통과 어지럼증으로 순간적인 판단력이 흐려지는 것은 물론, 회복 속도도 한참 느려진다. 대표팀 수석주치의 송준섭 박사에 따르면 고지대에 완전히 적응하는 데는 이르면 2주, 길게는 4주까지 소요된다. 한국은 목에서 쇠맛이 올라온 것을 참아가며 약 4주 가까이 고지대 적응을 할 수 있었다.

고지대 적응의 차이는 경기장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체코는 체력 안배를 의식한 듯 전반에도 전력질주를 자제하면서 경기를 운영했다. 이때문에 한국은 비교적 수월하게 주도권을 잡으며 전반부터 슈팅 5개를 때리며 공세를 퍼부었다. 체코는 후반으로 갈수록 체력적인 약점을 드러냈다. 한국은 장신군단 체코에 후반 14분 선제골을 내줬지만 곧바로 반격에 나서 7분 뒤 황인범의 골로 동점을 만들고, 경기 종료 10분을 남겨두고 오현규가 승부를 뒤집었다. 보통 경기 막판으로 가면 지고 있는 팀이 파상공세를 펼친다. 체코도 경기 막판 2차례 정도 득점 찬스를 잡기는 했지만 팀의 전체적인 스피드는 한국을 위협하지 못한 채 장신을 활용한 공격에만 매달리며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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