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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받았다…월클 리베로의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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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아버지 뛰어 넘을래요”

‘월드 리베로’로 이름을 날렸던 여오현 남자대표팀 코치의 아들 여광우(20·인하대)가 아버지와 같은 포지션에서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한다.

 


여광우는 지난 28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2026~27시즌 프로배구 남자부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한국전력의 지명을 받았다. 공교롭게도 한국전력의 석진욱 감독은 과거 삼성화재에서 여오현 코치와 한솥밥을 먹으며 팀의 전성기를 함께 이끌었다.

드래프트장에선 아들보다 아버지가 더 긴장했다. 여오현 코치는 “선수 때보다 더 떨린다”며 “2라운드 정도에 뽑히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뜻밖에 1라운드로 불려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정작 당사자인 여광우는 “잘하는 선수가 많아서 후순위를 생각했는데, 빨리 불러줘서 영광”이라며 생글생글 웃었다.

여광우는 신체조건이나 외모가 아버지와 판박이다. 키도 아빠 여오현 코치는 175cm, 아들 여광우는 176cm로 1cm 밖에 차이가 안난다.

여 코치는 2000년 삼성화재에서 데뷔해 2024년 현대캐피탈에서 은퇴할 때까지 무려 24년간 코트를 지켰다. V리그 통산 디그 5219개, 정확한 리시브 8005개를 기록한 한국 배구의 대표 리베로다.

아들은 세터로 배구를 시작했다가 3년 전 리베로로 전향했다. 대학에서 훈련과 실전을 거치며 자신감을 쌓았다. 올해 전국대학배구 대회에서 리베로상을 받으며 기량을 인정받았다. 이번 드래프트에 나온 리베로 가운데 가장 실력이 좋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아버지의 명성이 부담스럽지 않으냐’는 질문에 여광우는 “솔직히 반반”이라고 답했다. 어린 시절에는 비교하는 시선에 스트레스를 받았다. 하지만 전문 선수로 성장하면서 먼저 아버지에게 배구 이야기를 꺼내고 조언을 구하게 됐다.

‘무조건 많이 받아라’ 세계 최고의 리베로였던 아버지의 가르침은 단순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정확한 조언도 없었다. 아들이 답답한 부분을 물어도 “네가 직접 많이 해보고 느껴야 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여광우는 “아버지의 파이팅과 안정적인 리시브를 닮고 싶다”면서 “아직 아버지보다 나은 게 없지만 아버지를 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부자와 함께 한 팀에서 생활하게 된 석진욱 감독은 “여 코치가 기본기가 좋고 특히 수비와 리시브를 워낙 잘했던 분이라 광우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면서 “아직 보완할 점도 있고 경험도 쌓아야 하겠지만, 우리 팀에서는 즉시전력감으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물론 숙제도 있다. 여 코치는 아들에 대해 “세터에서 리베로로 전환한 지 몇 년 안 됐다”며 “몸으로 수비하는 법을 더 흡수해야 한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운동신경이 좋은 편이라 잘 적응할 것이라 기대한다”며 이내 아빠의 따뜻한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여광우가 듣고 싶은 말은 “‘여광우 잘한다’는 말”이다. 아버지의 바람도 같다. 여 코치는 “언젠가는 내가 ‘여광우의 아버지’로 불릴 만큼 아들이 유명해지고 실력이 뛰어난 선수가 되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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