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승’ 안선주와 ‘11승’ 이정민의 이별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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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은퇴를 결심했지만 스폰서 배려로 1년을 더 뛰게 됐다는 이정민은 올 초 스키 지도자 자격증도 따 놓았다고 한다. 사진 제공=KLPGA
안선주와 전화 인터뷰를 한 것은 이정민의 은퇴 기자간담 자리를 마친 직후였다. 공교롭게 둘은 은퇴 시기가 거의 겹쳤다. 안선주가 소셜미디어에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은퇴를 알린 것이 14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이정민이 은퇴 기념행사를 가진 게 15일이다.
골프엔 이별공식이란 게 따로 없는 것 같다. 화려한 은퇴식을 여는 선수가 있지만 조촐한 자리를 통해 인사하는 선수도 있다. 은퇴를 기념하는 자리조차 없이 조용히 퇴장하는 선수도 많다.
안선주와 이정민의 이별공식은 비슷했다. 안선주의 일본 무대 퇴장은 함께 활약했던 신지애도, 이보미도 몰랐다고 한다. 이정민의 은퇴를 미리 알았던 동료도 불과 네댓 명쯤이다.
안선주에게 “방금 이정민 선수가 은퇴 기념행사를 가졌다”고 알리니 “정말요?”라며 1·2초 간 말을 잃었다. 그러고는 “‘수고했다, 고생했다’ 이 말이 지금 제 입장에서 정민이한테 할 수 있는 전부인 것 같다”고 했다. “잘하는 선수, 열심히 하는 선수들이 하나둘 떠나네요. 순리인 걸 알면서도 쓸쓸한 마음이 있습니다.”
‘수고했다’ ‘고생했다’는 짧은 말에 오히려 더 깊은 ‘리스펙트’가 담긴 듯했다. 이정민은 2010년 KLPGA 투어 데뷔 해에 올린 첫승을 시작으로 통산 11승을 쌓았다. 2010년은 안선주가 JLPGA 투어에 진출한 해다.
2008년 ‘천재소녀’ 미셸 위도 참가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퀄리파잉 스쿨을 수석 합격하고도 안선주는 미국 투어 생활과 맞지 않을 것 같단 판단에 어렵게 미국 진출 기회를 포기했다. 그 뒤 새 무대로 선택한 게 일본이다. 첫해 4승으로 각종 타이틀을 독식한 안선주는 2016년까지 매년 2승 이상씩 거뒀고 2017년 1승으로 주춤하나 했지만 이듬해 5승을 몰아쳤다. 그렇게 일본에서만 무려 28승을 쌓았다.
2019년 목 디스크 수술 등 그간 크고 작은 부상도 많았지만 2021년 아들·딸 쌍둥이를 낳고서 영구 시드로 출전한 KLPGA 투어 대회에서 몇 차례 우승 경쟁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던 안선주다.
이정민도 굴곡이 작지 않았다. 우승과 우승 사이 시간이 길 때가 적지 않았다. 10여 년 전인 2016년 3월 중국 둥관 미션힐스GC에서 이정민의 통산 8승을 지켜봤었다. 월드레이디스 챔피언십을 4타 차 역전승으로 장식한 그다. 장타와 핀 포인트 아이언 샷으로 유명했던 이정민은 상대적으로 퍼팅에 약했는데 볼 뒤에서 손가락을 펴 그린을 읽는 ‘에임포인트 익스프레스’를 배워와 몰라보게 좋아진 퍼트 감을 뽐냈다. 그해 박성현과 양강 구도를 이루거나 이정민이 독주할 수도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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