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욕심부린’ LG와 1위 ‘내려놓은’ kt의 상반된 결과…"야구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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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시즌 페넌트레이스 1위를 확정지은 kt 고영표가 '챔피언' 깃발을 높이 들며 팬들의 호응을 유도하고 있다. /kt wiz
[더팩트 | 김대호 전문기자] 이래서 많은 사람이 야구를 인생에 비유하는 모양이다. 긴 페넌트레이스를 치르다 보면 때론 위기도 찾아오고, 한두 차례 기회도 생긴다. 수많은 우여곡절 끝에 어떤 팀은 정상에 서고, 어떤 팀은 고개를 숙인 채 설움을 곱씹는다.
이번 시즌 시작 전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LG 트윈스를 우승 1순위로 꼽았다. 지난해 우승에 도취한 염경엽 LG 감독은 "2연패를 자신한다"고 큰소리쳤다. 지난해 6위 kt wiz는 중상위권으로 분류됐다. 우승권엔 명함도 못 내밀었다.
이강철 kt 감독은 시즌 전 "전력을 재정비해 상위권 도약을 노리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시즌이 종착역을 앞두고 있다. kt는 5일 페넌트레이스 1위를 확정했다. LG는 4위를 달리고 있다. 두 팀의 예상 순위가 뒤바뀌었다. 무엇이 두 팀을 서로 다른 길로 이끌었을까.
이강철 kt 감독은 선수들을 '정'으로 이끌고 있다. 따뜻한 말 한 마디와 넉넉한 마음씨로 선수들과 일체감을 이룬다. /kt wiz
이강철 kt 감독은 전반기를 3위로 마쳤다. 이즈음 이 감독과 전화 통화를 했다. "지금까진 잘 가고 있는 것 같아요. 어차피 1위 욕심은 내지 않았어요. 이 상태를 잘 유지하면 시즌 막판 기회가 오리라 봐요. 그때 힘을 써 봐야죠." 이 감독은 여유로웠다. 언젠가 올 ‘기회’를 기다리며 힘을 비축하겠다고 했다. 명투수 출신답게 투수진 관리에 세심하게 신경 썼다.
선발 투수의 뎁스를 강화해 돌출 상황에 대비했다. 불펜의 과부하를 경계했다. 운도 따랐다. 시즌 중 새로 영입한 외국인 투수 2명이 빨리 자리를 잡았다. FA로 가세한 김현수 최원준 한승택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했다. 특히 포수 한승택의 역할이 컸다.
한승택이 마스크를 쓴 kt는 팀 도루 허용이 지난해 128개에서 87개로 크게 줄었다. 5일 현재 팀 타율이 .282로 전체 1위다. 지난해는 .253로 9위였다. 고영표 소형준 박영현 안현민 등 kt에서 나고 자란 선수들이 리그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로 우뚝 섰다.
염경엽 LG 감독은 치밀한 전략이 돋보인다. 하지만 이번 시즌엔 주전들의 부상과 부진이 겹치면서 예상 밖의 결과가 만들어졌다. /뉴시스
LG는 롤러코스터 같은 시즌을 보내고 있다. 연승 연패를 반복하고 있다. 준플레이오프와 와일드카드 사이에서 식은땀을 흘린다. 힘을 소진한 느낌이다. 아무도 예상 못한 결과다. 주전들의 부상과 부진을 대비하지 못했다. 지난해 최상의 결과가 이번 시즌에도 이어질 것이란 막연한 기대감이 낭패를 일으켰다.
특히 시즌 막판 마무리 손주영이 무너진 게 치명적이다. 덩달아 고우석까지 연쇄 붕괴로 이어졌다. 팀 내 3할 타자가 오스틴 딘(.338) 한 명뿐이다. 팀 타율은 지난해 .278(1위)에서 .265(8위)로 뚝 떨어졌다. 지난해 우승 주역인 문보경 신민재 홍창기 문성주는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염갈량’으로 불리는 염경엽 감독으로서도 손쓸 방법이 없다. 창업보다 수성이 어렵다는 진리를 깨닫게 한다.
아직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포스트시즌 결과가 일 년 농사를 판가름낸다. LG가 대역전 드라마를 펼칠 수도 있다. kt가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을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지금까지의 과정이다. 어떤 준비를 했으며, 어떤 판단을 했는가.
해마다 반복되는 일이지만 정작 당사자는 모른다. 고 하일성 해설위원의 "야구 모른다"는 말이 새삼 와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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