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살에 축구 선수 ‘마침표’ 이준석…테크볼로 다시 꽃 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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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일본 나고야 히가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테크볼 남자 단식 결승전 한국 이준석과 이라크 알리 자릴 메제르 알엘라야위 경기. 한국 이준석이 머리로 공을 넘기고 있다. [나고야=연합뉴스]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처음으로 채택된 테크볼의 초대 챔피언 자리에 오른 이준석(27)이 간절히 바라던 금메달리스트의 염원을 마침내 이뤘다.
초등학교 재학 시절 축구를 시작한 이준석은 태극마크를 달고 아시안게임, 올림픽, 월드컵 무대에 서는 꿈을 꿨지만 치열한 경쟁에서 밀리다가 21살 때 성인 4부리그 격인 K4리그 선수를 끝으로 축구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족구 선수로 전향해 태극마크를 따지 못한 갈증을 달래던 그에게 신생 종목 테크볼이 눈에 들어왔다.
2012년 헝가리에서 고안된 테크볼은 곡선형 특수 테이블에서 축구공을 주고받는 스포츠로, 주로 축구 선수들이 훈련 목적으로 즐기면서 관심이 모아졌다. 이후 2017년 국제테크볼연맹이 창설되는 등 전문 스포츠 종목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이준석은 생업과 테크볼 선수 생활을 병행하던 중, 올해 2월 테크볼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뒤늦게 채택됐다는 소식을 접한 뒤에는 계약직 생산직원으로 일하던 대기업에 사표를 내고 훈련에 전념했다.
금메달을 향한 선수들의 꿈의 크기는 다르지 않았지만, 테크볼 대표팀은 다른 국가대표 선수들처럼 진천선수촌에 입촌하지도 못했다. 비록 무대는 축구 경기장의 약 1400분의 1 크기인 테크볼 테이블로 옮겨졌을지언정, 이준석의 꿈은 결코 작지 않았다.
이준석은 대회를 앞두고 사비를 들여 헝가리로 향한 뒤 소셜미디어를 통해 헝가리 선수들에게 무작정 연락해 과외받기도 했다.
그는 “처음 테크볼을 시작했을 때 어머니가 없는 살림에도 200만원의 거금을 들여 테크볼 테이블을 사주셨다. 어머니를 생각하며 이번 대회를 준비했고, 반드시 메달을 따겠다는 집념으로 버텼다”면서 “대회에서 메달을 따면 테크볼이란 종목을 널리 알릴 수 있고, 나처럼 생업을 포기하고 뛰어든 동료들이 걱정 없이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발판을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준석은 조별리그를 무실세트 전승으로 통과했고, 19일에 열린 준결승에선 상대 선수 자이드 에이단(쿠웨이트)이 경기 중 왼쪽 허벅지 근육 파열 부상으로 기권하면서 결승 티켓을 확보했다.
20일 일본 나고야 히가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테크볼 남자 단식 결승에서 우승 후보로 꼽히던 이라크의 강호 알리 잘릴 메즈헤르 알레야위와 맞붙은 그는 초반에 다소 밀리는 듯 했으나 완벽한 경기 운용으로 세트 점수 2-0으로 승리했다. 간절했던 꿈이 활짝 꽃을 피운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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