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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례는 열정이 아니다...이승우가 착각한 '더비의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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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울산 HD의 '현대가 더비'에서 벌어진 이승우와 김현석 울산 감독의 충돌이 논란을 빚고 있다. 사진은 당시 이승우 경기 장면./K리그

지난 2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울산 HD의 '현대가 더비'에서 벌어진 이승우와 김현석 울산 감독의 충돌이 논란을 빚고 있다. 사진은 당시 이승우 경기 장면./K리그


[더팩트 | 박순규 기자] 축구에서 열정은 미덕이다. 지고 싶지 않은 마음이 선수를 뛰게 하고, 라이벌을 향한 경쟁심이 경기장을 뜨겁게 한다. 팬들은 바로 그 뜨거움을 보기 위해 돈을 내고 경기장을 찾는다.

하지만 열정과 무례는 같은 말이 아니다. 투지는 스포츠맨십을 넘어설 수 있는 면허가 아니다.

지난 2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울산 HD의 '현대가 더비'에서 벌어진 이승우와 김현석 울산 감독의 충돌이 씁쓸한 뒷맛을 남기는 이유다. 전북이 1-0으로 앞선 후반, 부상으로 교체돼 나오던 이승우와 김 감독 사이에 언쟁이 벌어졌고 주심은 두 사람 모두에게 경고를 줬다. 충돌의 정확한 발단을 놓고 양 구단의 설명에는 차이가 있다.

 

따라서 누가 먼저 잘못했는지를 섣불리 재단할 필요는 없다. 문제는 그 이후다. 이승우는 25일 스포츠조선과 단독 인터뷰에서 "경기의 일부였다", "라이벌전은 더 치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여기까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이어진 말은 쉽게 넘기기 어렵다.

"당연히 예의를 차려야 하는 건 맞다. 그런데 경기장에서만큼은 다른 팀 감독님에게 예의를 차려야 된다는 마인드가 아니다."

김 감독에게 욕설을 했느냐는 질문에도 "당연히 욕을 했겠죠. 제가 거기서 뭐라고 했겠어요"라고 말했다. 또 "더 많은 경고도 나와야 하고 더 이슈가 돼야 한다"며 이것을 라이벌전의 치열함과 연결했다.

바로 여기에 이승우가 잘못 이해하고 있는 '더비의 본질'이 있다. 더비는 상대를 존중하지 않아도 되는 경기가 아니다. 오히려 상대가 강하고, 반드시 이기고 싶은 존재이기 때문에 더 큰 존중이 필요하다. 존중할 가치조차 없는 상대라면 애초에 라이벌도 성립하지 않는다.

세계 최고의 더비가 뜨거운 것도 욕설과 도발 때문이 아니다. 선수들이 한 발 더 뛰고, 몸을 던지고, 마지막 1초까지 승리를 포기하지 않기 때문에 뜨겁다. 거친 태클과 충돌이 나올 수는 있다. 감정이 폭발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치열한 승부 과정에서 발생하는 결과이지, 라이벌전을 완성하기 위해 일부러 만들어야 할 가치가 아니다.

더구나 경고는 더비를 빛내는 훈장이 아니다. 규칙을 넘어섰을 때 심판이 보내는 경고음이다.

K리그 역시 팬을 자극하는 행위를 단순한 '흥행 요소'로 보지 않았다. 2022년 김포 이상욱이 상대 응원석 앞에서 관중을 자극하는 행동을 했다가 비신사적 행위로 제재금 250만원을 받았다. 2024년 FC서울 백종범도 인천 응원석을 향한 행동으로 제재금 700만원의 징계를 받았다. 사안은 각각 다르지만, 프로축구가 경쟁과 도발 사이에 분명한 선을 긋고 있다는 사실은 보여준다.

FIFA가 정의하는 페어플레이도 명확하다. 규칙을 지키는 데 그치지 않고 동료와 상대, 경기 관계자와 팬을 존중하는 것까지 포함한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도 올해 선수와 지도자의 행동을 강조하면서 이들이 "아이들과 사회의 본보기"라는 취지로 말했다.

 

여기서 김현석 감독이 1967년생이고 이승우가 1998년생이라는 나이 차이는 본질이 아니다. 단순히 '아버지뻘 감독에게 대들었다'는 식으로 접근하면 스포츠의 문제를 한국식 장유유서의 문제로 축소하게 된다.

상대가 스무 살 어린 선수였어도, 나이가 같은 선수였어도 마찬가지다. 존중해야 하는 이유는 나이가 많아서가 아니라 같은 축구를 구성하는 상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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