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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일본에 질 순 없다”…‘악역’ 자처한 주장 이승현의 AG 금빛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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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국가대표 이승현이 20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D-30 미디어데이에서 각오를 밝히고 있다. 2026.8.20. 강윤중 선임기자

농구 국가대표 이승현이 20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D-30 미디어데이에서 각오를 밝히고 있다. 2026.8.20. 강윤중 선임기자

[스포츠경향 진천 | 황민국 기자]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의 ‘캡틴’ 이승현(34·현대모비스)은 요즘 진천선수촌에서 “사람이 변했다”는 소리를 듣는다. 평소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것으로 유명했던 그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개막이 다가오자 후배들을 향해 잔소리를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일본에 질 수는 없잖아요? 후배들에게 이젠 주장으로서 쓴소리를 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분명 다를 겁니다.”

휴가까지 반납한 채 훈련을 독려하는 이승현의 변화는 더 이상 팬들에게 ‘희망고문’을 안기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로 풀이된다.

 

지난 20일 기자와 만난 이승현은 “(이)현중이나 (여)준석이, (이)정현이 같은 뛰어난 선수들이 많다. 솔직히 선수단 면면을 보면 팬들이 우승을 기대해도 이상하지 않은 수준”이라며 “팬들은 ‘12년 주기설’까지 언급하시는데, 정작 대표팀 경기력은 바닥을 치고 있어 답답하다. 선수들의 목표 역시 분명한 우승”이라고 강조했다.

■ 2002년·2014년은 金, 2026년은?

국제농구연맹(FIBA) 랭킹 57위인 한국이 우승을 기대하게 된 계기는 지난해 11월 FIBA 월드컵 예선이었다. 전희철 SK 감독과 조상현 LG 감독이 각각 임시 사령탑과 코치로 이끈 대표팀은 ‘아시아 최강’ 중국을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2전 전승을 거뒀다.

이승현은 “농구를 하면서 그렇게 완벽했던 경기는 처음이었다. 나보다 한참 어린 선수들과 뛰는데도 호흡이 척척 맞아떨어졌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하지만 첫 외국인 사령탑인 니콜라스 마줄스 감독 부임 이후 대표팀은 부진에 빠졌다. 올해 2월 한 수 아래로 여겨지던 대만에 패한 데 이어 라이벌 일본에도 완패를 당했다. 7월 한·일전 승리로 간신히 월드컵 예선을 통과했지만,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경기력은 나오지 않았다. 심지어 아시안게임 조별리그(A조)에서 함께 묶인 일본과의 원정 평가전에서 2연패를 당하며 시름이 깊어졌다.

이승현은 “선수들 사이에선 ‘매를 먼저 맞았다’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항저우 참사’가 반복될까 봐 걱정이 크다. 당시 최저 순위인 7위로 대회를 마쳤던 악몽을 직접 경험한 사람이 바로 나다. 후배들에게도 ‘이러다 또 항저우 꼴 난다’며 경고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 ‘완전체’ 모이는 아시안게임은 다를까

 

그럼에도 이승현은 대표팀이 이미 바닥을 치고 반등할 일만 남았다고 믿는다. 마줄스 감독이 아시아 무대 적응을 마쳤고, 선수들도 ‘완전체’로 모일 준비를 끝냈기 때문이다. 오는 27일과 31일 레바논,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치르는 FIBA 월드컵 예선에서 손발을 맞춘다면 아시안게임에서는 다른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승현은 “감독님의 농구 철학에 대한 논란도 있었지만, 지속적인 미팅을 통해 서로 이해도를 높였다. 오히려 선수들이 부상과 해외 진출 등으로 끊임없이 바뀐 게 더 큰 문제였다”며 “아시안게임에는 완전체로 모이는 만큼 달라질 것이다. 당장 (이)정현이와 (안)영준이가 부상에서 돌아왔다. 센터로서 호흡이 가장 잘 맞던 (하)윤기가 부상으로 빠진 것은 아쉽지만, 충분히 우승을 노려볼 만한 전력”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선수들의 남다른 동기부여도 호재다. 30대 중반인 이승현과 달리 20대 중반의 젊은 선수들에게는 금메달에 걸린 병역 혜택이 매우 중요하다. 미국프로농구(NBA) 진출을 타진 중인 에이스 이현중의 꿈이 걸린 문제이기도 하다. 이승현은 “(이)현중이는 레바논 현지에서 대표팀에 합류한다. 다들 금메달을 향한 의지가 강하다. 지난 평가전 때는 ‘너희가 더 간절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혼을 냈지만, 본 무대에서는 다들 잘해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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