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재를 외칠 때와 책임질 때...김병지에게 남은 물음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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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지 강원FC 사장 겸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청문회에 출석하기 위해 본관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 | 이영규 전문기자] 시도민구단이 과연 수십, 수백억 원의 지자체 예산과 시민 혈세를 투입할 만큼의 가치를 지니는가. 이 오래된 질문 앞에서 축구계가 가장 자주 내세워온 답은 언제나 ‘공공재’였다. 지역 주민의 문화 향유권, 스포츠 복지, 지역 브랜드 가치 창출이라는 공익적 기능이 존재하기 때문에 공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하지만 공공재라는 이름을 붙이는 순간 따라오는 것은 혜택만이 아니다. 공적 자금이 투입되는 조직에는 그에 걸맞은 투명성, 책임성, 시민에 대한 책무가 함께 요구된다. 공공성을 주장하면서 책임과 윤리를 외면한다면, 그것은 공공재가 아니라 공공성을 방패로 삼은 특권일 뿐이다.
문제는 이 '공공재' 논리가 공적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이 아니라, 기존 체계를 옹호하는 논리로만 소비될 때다. 지난달 말 축구협 청문회에서 "시도민구단은 필수적 공공재"라며 세금 투입의 당위성을 강조했던 김병지 강원FC 대표 겸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의 행보가 바로 그 지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그의 언행을 따라가면 한 가지 의문이 남는다. 공공재라는 가치는 과연 모두에게 적용되는 원칙이었는가, 아니면 필요할 때만 꺼내 드는 명분이었는가. 공적 지원을 요구할 때는 공공성을 강조하면서도, 정작 공적 책임과 윤리가 요구되는 순간 사적 판단과 이해관계를 앞세운다면 그 명분은 설득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 5월 영국 런던을 방문해 토트넘 연수에 참여한 강원FC 유소년 선수들과 김병지 대표이사(맨 오른쪽). /강원FC
◆ 공적 기회의 사적 유용, 무너진 이해충돌 방지 윤리
공공재를 운영하는 리더에게 가장 치명적인 도덕적 결함은 바로 '공사(公私)의 경계가 무너지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김병지 대표의 공적 책임과 윤리에 대한 인식과 태도는 여러 논란을 낳았다. 강원FC가 양민혁 선수의 토트넘 이적을 성사시키며 확보한 지난해 5월 유소년 런던 연수 기회에 김 대표의 아들이 동행한 사건은 공적 기회 관리의 원칙이 제대로 지켜졌는지 묻게 하는 대표적 사례다.
구단의 성과이자 공적 자원으로 마련된 기회라면 단 한 자리라도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당시 명확한 공개 선발 과정 없이 대표이사 자녀가 해당 기회를 얻었다는 점은 이해충돌 방지 원칙 측면에서 비판을 불러왔다. "아들도 유망주이기에 불이익을 줄 수 없다"는 구단 측 해명 역시 공정한 절차를 중시하는 팬과 시민들의 의문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했다.
공적 성과를 통해 만들어진 기회가 개인적 관계로 연결되는 순간, 공공성을 강조해 온 논리 역시 설득력을 잃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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