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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한국축구, 다시 벤투 부르자? 최선의 대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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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주요 언론들 '벤투, 한국 대표팀 사령탑 관심 표명"... 후임자 문제 인한 '고평가' 아닌지 경계해야2022 카타르월드컵 16강을 이끌었던 파울루 벤투 감독의 대한민국 대표팀 사령탑 복귀설이 거론되며 축구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JTBC, YTN, KBS 등 주요 언론들은 지난 7일 대한축구협회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파울루 벤투 감독이 친분이 있는 협회 인사를 통해 최근 공석이 된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에 관심을 표명했다"는 내용을 일제히 보도했다.

벤투 감독은 현역 시절 수비형 미드필더로 포르투갈 국가대표를 지냈고, 지도자로는 자국 명문인 스포르팅과 포르투갈 국가대표팀, 크루제이루(브라질)-올림피아코스(그리스), 충칭(중국) 등 다양한 지역의 클럽-대표팀 감독을 역임했다.

한국 대표팀 12년 만에 '원정 16강' 이끌어

 

벤투 감독의 지도자 인생에서 대표적인 순간으로는 조국 포르투갈 대표팀을 이끌고 유로 2012 대회에서 4강을 이룬 것, 그리고 대한민국 대표팀을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12년 만에 원정 16강으로 이끈 업적 등이 있다.

벤투 감독은 2018년 9월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돼 4년 4개월간 지휘봉을 잡으며 한국축구 역대 최장수 감독으로 재임했다. 후방 빌드업을 기반으로 한 능동적이고 주도적인 축구라는 확고한 철학을 한국축구에 정착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체계적이고 일관된 훈련 프로그램과 전술 철학으로 한국 선수들에게도 깊은 신뢰를 얻었다.

카타르월드컵에서는 강호 우루과이-포르투갈 등과 대등한 승부를 이끌어내며 경쟁력을 증명했다. 16강 진출 이후 '벤버지(벤투+아버지)'라는 별명은 한국축구에서 벤투의 지도 방식과 대표팀 운영에 대한 신뢰를 상징하는 표현으로 자리 잡았다.

카타르월드컵 이후 한국축구와 재계약하지 않고 떠난 벤투 감독은 2023년 7월 UAE(아랍에미리트) 국가대표팀의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하지만 약 1년 8개월 뒤 2025년 3월 UAE가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A조에서 3위로 추락하자 경질당했다. 이후로는 새로운 팀을 맡지 않고 야인으로 머물러 있었다.

한편 한국축구는 벤투 감독과 결별한 이후 혼란기에 빠졌다. 독일 출신의 위르겐 클린스만이 지휘봉을 잡았으나, 2024년 아시안컵 준결승 탈락과 근무태만, 선수단 내분 사태 등 각종 논란 끝에 경질됐다. 그 뒤를 이은 홍명보 감독 역시 감독 선임 절차를 둘러싼 논란과,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등 각종 악재에 시달리다가 불명예 사퇴했다.

벤투 감독은 최근 홍명보호의 월드컵 실패를 두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두 사람에게 책임을 돌릴 문제가 아니다.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원점부터 각자 재건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라는 조언을 전하며 여전히 한국축구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국축구가 새로운 사령탑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 벤투 감독의 복귀설은 축구계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만일 성사된다면 벤투 감독은 홍명보 전 감독에 이어 한국 대표팀을 두 번이나 맡은 사령탑이자, 외국인 감독으로는 최초가 된다. 벤투 감독에 대한 축구팬들의 여론도 대체로 우호적이다.

선택지 셋 ... ① 외국인 감독 ② 국내파 감독 ③ 임시 감독

현실적인 요소들도 고려해야 한다. 한국축구가 월드컵 다음으로 나서야 하는 메이저 대회는 내년 1월 사우디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이다. 한국은 1960년 대회 이후 반세기 넘도록 우승을 차지해 보지 못했다. 북중미월드컵 참사 이후 첫 대회라는 점에서 한국축구의 명예 회복을 위해서도 중요한 대회다.

아시안컵까지 반년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선택지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외국인 감독, 둘째는 국내파 감독, 셋째는 아시안컵까지만 단기계약하는 '임시 감독'을 선임하는 방법이다.

국내파 감독은 역시 한국축구 사정에 밝다는 강점이 있지만, 최근 홍명보 전 감독의 사례로 인하여 국내 지도자들의 능력에 대한 대중적인 인식이 극도로 나빠진 게 걸림돌이다. 또한 김기동(FC서울), 윤정환(인천), 이정효(수원), 황선홍(대전) 등 그나마 차기 감독 후보로 꼽힐 만한 커리어를 갖춘 국내 지도자들은 모두 현직 K리그 감독들이다.

자칫하면 축구협회가 2024년 올림픽 대표팀을 이끌던 황선홍 감독을 A팀 임시 감독으로 차출했다가 40년 만의 올림픽 본선 진출이 좌절된 사태, 같은 해 울산 HD 사령탑을 맡고 있던 홍명보 감독을 A팀 감독으로 무리하게 데려왔다가 큰 역풍을 초래했던 사태의 재림이 될 수 있다.

현재 축구팬들은 대체로 외국인 감독에 대한 요구가 높다. 그러나 슈틸리케나 클린스만의 사례처럼 유명세에 비하여 지도력이 검증되지 않은 인물들은 차라리 국내 감독보다 못할 수도 있다.

만일 벤투 감독이 복귀한다면 이런 고민은 모두 한 번에 해결될 수 있다. 벤투 감독은 지금도 한국축구 대표팀의 중심을 이루는 손흥민과 김민재, 이재성, 황인범, 이강인, 조규성, 김승규 등과 오랜 시간 호흡을 맞췄다. 이미 한국축구 사정에 밝고 선수 파악과 한국 문화 적응에 별도의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 자신만의 전술적 색채가 확실하고 성과가 검증됐다는 점 등에서, 벤투의 귀환은 분명 현재 시점에서는 가장 매력적인 대안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신중하게 생각해 봐야 할 부분들도 존재한다. 첫 번째 임기에서 성공을 거뒀다고 해서 2기도 당연히 성공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거스 히딩크(네덜란드)나 마르첼로 리피(이탈리아), 로널드 쿠만(네덜란드) 등 세계적인 명장들도 과거의 영광에 힘입어 같은 팀을 두 번 맡았다가 정반대로 실패한 경우는 수두룩했다. 1기 때와는 달라진 계약 조건과 몸값, 벤투 사단으로 동행하게 될 외국인 코치진 구성 등도 변수다.

UAE 대표팀서 경질되며 드러난 단점... '고평가' 경계도

현재 벤투 감독이 하필 후임자들의 비정상적인 무능으로 인한 반작용과 추억 보정으로 지나친 고평가를 받고 있는 측면도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 벤투 감독이 한국 대표팀 사령탑 시절 남긴 성과와 철학은 존중받아야 하지만, 벌써 4년이나 지난 2026년에도 한국 대표팀과 현대축구의 흐름에 부합할지는 별개의 문제다.

사실 벤투의 빌드업 축구는 1기 당시에도 장단점이 뚜렷했고, 브라질, 일본 등 일정 수준 이상의 강팀들을 만났을 때는 한계도 분명하게 드러냈다. 벤투 감독은 자신의 플랜이 전혀 통하지 않는 상대를 만났을 때 전술적 유연성이나 대안을 보여주지 못했다.

한국에서는 카타르월드컵 원정 16강으로 호평 일색이었지만, 정작 한국을 떠난 이후 벤투 감독의 지도자 커리어는 초라했다. 거스 히딩크나 딕 아드보카트처럼 유럽 무대로 복귀하지도 못했고, 오히려 한국보다 피파 랭킹이 떨어지는 아시아 중위권 팀 UAE 대표팀에서조차 성적 부진으로 경질당했다.

토너먼트에서의 부진, 지나친 전술적 고집, 스타급 선수의 기용을 둘러싼 논란 등, 당시 벤투 감독이 UAE에서 경질당하며 지적받았던 단점들은 한국 대표팀 시절과 놀랄 만큼 일치했다. 무엇보다 한국 대표팀 시절까지 포함하면 벌써 10년 가까이 유럽에서 멀어지면서, 벤투 감독의 축구로 현재 현대축구의 전술적 흐름을 따라잡을 수 있는지는 냉정하게 다시 평가해 봐야 할 필요가 있다.

벤투 감독의 복귀는 아직 정식으로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단계는 아니다. 대한축구협회는 월드컵 이후 차기 대표팀 감독 선임과 관련해 지난 3일 전력강화위원회를 처음 소집해 회의를 진행했다. 일단 차기 회장 선거도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대표팀 감독 선임 논의가 더 늦어질 수도 있다.

혼란을 겪고 있는 한국 축구가 과거 월드컵 16강 신화를 함께 만든 벤투 전 감독과 재회하게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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