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마다 외박…실력도, 염치도, 눈치도 없는 축구대표팀 ‘쉬려는 선수, 뽑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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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대표팀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이 지난 9월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에서 1-4 패배를 앞두고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스포츠경향 김세훈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9~10월 A매치 4연전을 치르면서 세 차례나 외박했다. 선수들은 경기가 끝날 때마다 하루씩 휴가를 받은 셈이다. 총 16일간 소집됐지만 경기 당일을 제외하고 실제 훈련한 날은 9일에 불과했다.
한국 축구는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해 국민에게 극도의 실망감을 안긴 직후였다. 선수단 태도와 내부 갈등, 대한축구협회 부실한 행정 등으로 협회와 대표팀에 대한 신뢰도 크게 떨어진 상태였다. 다시 뭔가 해보겠다며 우여곡절 끝에 새로운 감독을, 그것도 임시로 선임했다. 그렇게 국내 팬들 앞에서 치른 4연전. 감독이나 선수나 쉬지 않고 훈련해도 부족할 판이었다.
오후 8시에 시작한 경기는 밤 10시가 돼서야 끝나고 샤워 등을 하면 11시를 훌쩍 넘긴다. 이때 외박을 허용하면 선수들의 수면과 식사, 회복 과정은 모두 선수 개인에게 맡겨진다. 늦은 식사나 사적인 만남, 술자리, 루틴 파괴 등이 끼어들 여지가 많다. 다음 날 오후 다시 소집하더라도 곧바로 정상적인 훈련을 진행하기 어렵다. 결국 회복과 컨디셔닝을 반복하다 경기만 치르는 식으로 소집 기간이 소요된다..
협회는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을 임시 사령탑으로 선임하면서 6차례 A매치 결과와 경기력을 평가해 계약 연장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감독의 능력을 판단하려면 전술을 적용하고 문제점을 수정할 기회도 주어지지 않는데 무슨 판단을 할 수 있겠나.
4연전 성적은 2승1무1패였다. 결과보다 경기 내용이 문제였다. 우루과이에 1-4로 참패했고 베네수엘라와는 0-0으로 비겼다. 공수 조직력은 불안했고 선수 간 호흡도 원활하지 않았다. 후반전에 조금 좋아진 플레이는 우리가 잘한 게 아니라 상대가 느슨하게 나온 결과물이다. 우리는 우리보다 강한 팀을 상대로 맥을 추지 못했고 승리만 가까스로 챙겼을 뿐이다. 훈련 없이 경기만 반복하면서 조직력이 좋아지기를 기대하는 것은 정신 나간 바람이다.
외박은 파울루 벤투 시절부터 이어진 오랜 관례였다. 과거에 해왔다는 이유만으로 계속할 필요는 없다. 선수들에게 휴식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것도 아니다. 장거리 이동과 소속팀의 빡빡한 일정으로 지친 선수들은 충분히 쉬어야 한다. 문제는 휴식이 반드시 외박이어야 하느냐, 그것도 경기마다 나가야했느냐는것이다. 숙소에서도 충분한 수면과 휴식을 보장할 수 있고 가족과의 만남이나 개인적인 시간도 훈련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충분히 할 수 있다.
협회는 대표팀 소집과 외박 규정을 재검토해야 한다. 월드컵이나 아시안컵을 대비한 장기 합숙이 아닌 이상, 짧은 A매치 소집 기간에는 불필요한 외박은 원칙적으로 없어야 한다. 대표팀 운영의 기준은 관례나 선수들의 편의가 아니라 경기력이어야 한다. 대표팀은 쉬러 오는 곳이 아니다. 국가대표로 선발된다는 것은 경기 출전뿐 아니라 소집 기간 몸 상태를 관리하고 감독의 전술을 익히며 동료들과 단결력을 높이며 팀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모든 과정에 평등하게 참여한다는 의미다. 개인적인 휴식을 우선한다면 태극마크를 달 자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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