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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만 주면 대가리 박고 뛰겠다"… 침묵 깬 홍명보호 김진규, 양현준의 눈물겨운 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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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에 임하고 있는 김진규(오른쪽)와 양현준.뉴스1

[파이낸셜뉴스] 랑 끝 8위까지 추락해 산소호흡기 한 줄에 연명하고 있는 홍명보호. 무거운 침묵과 패배주의가 지배하던 멕시코 사포판 베이스캠프에서, 생애 첫 월드컵 무대를 밟은 신예들이 피 끓는 각오로 마이크를 잡았다. 실력 부족으로 국민들에게 고개를 숙이면서도, 하늘이 단 한 번의 기회만 더 허락한다면 그라운드에 뼈를 묻겠다는 처절한 독백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8일 오전(한국시간) 멕시코 사포판의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훈련을 재개했다.

남아공전 0-1 참사 이후 이틀간 이어진 타 구장의 '올 꽝' 나비효과 탓에 와일드카드 마지노선인 8위까지 곤두박질친 상황. 훈련장의 공기는 숨이 막힐 정도로 무거웠다.

인터뷰에 나선 김진규양현준의 표정 역시 납덩이처럼 굳어 있었다. 이들이 전한 라커룸의 분위기는 상상 이상으로 참담했다. 김진규는 "남아공전이 끝난 뒤 홍명보 감독님과의 첫 미팅에서 감독님이 '모든 것은 내 책임'이라고 말씀하셨다"면서 "이후 선수들 사이에서 침묵의 시간이 너무 길었다. 누구도 쉽게 어떤 말도 꺼내지 못하는 짓눌린 분위기"라고 고백했다.

 

18일(현지시간) 멕시코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2차전 한국과 멕시코의 경기. 한국 양현준이 패스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첫 월드컵이라는 설렘을 만끽하기도 전에 마주한 졸전과 비난의 화살. 두 신예는 뼈아픈 자책을 쏟아냈다. 김진규는 "1차전 승리 후 유리했는데 2, 3차전 모두 결과를 챙기지 못했다. 남아공전은 날씨도 무더웠고 실수가 겹치면서 베테랑 형들조차 심리 콘트롤이 안 될 정도로 모든 게 꼬였다"고 털어놨다. 양현준 또한 "계속된 미스에 자신감이 떨어지고 분위기를 완전히 내줬다. 월드컵만 바라보고 달려온 무대인데 국민들께 너무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이대로 허무하게 짐을 쌀 수는 없다는 간절함이 이들의 눈빛을 다시 바꿨다. 28일 당장 치러지는 J·K·L조의 타국 경기 결과에 따라 생사 여부가 갈리는 절체절명의 순간, 두 선수는 날 것 그대로의 거친 표현으로 배수의 진을 쳤다.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김진규가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경기 후반 패스할 곳을 찾고 있다.뉴스1

양현준은 "만약 기적이 일어나 32강에 진출한다면, 진짜 '대가리 박고' 뛰겠다. 단 5분을 출전하더라도 이기려는 의지가 무엇인지 온몸으로 보여주겠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김진규 역시 "벼랑 끝에서 하늘이 한 번 더 기회를 주신다면, 3차전 같은 무기력한 모습을 지워내기 위해 정말 그라운드 위에서 '미친놈'처럼 뛰어다니겠다"고 사자후를 토했다.

수장마저 책임을 통감하며 길을 잃은 암흑의 라커룸. 그러나 처참한 실패를 맛본 신예들의 가슴속에는 여전히 불꽃이 살아있었다. 남의 발끝에 명운을 맡긴 비참한 신세지만, 살아서 시애틀(32강전 개최지) 땅을 밟기만 한다면 다른 팀이 되어 돌아오겠다는 이들의 약속이 과연 현실이 될 수 있을지, 운명의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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