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진 손가락이 준 신의 한 수" 연세대 김상현, 패배에 익숙했던 소년의 성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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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정다윤 기자] 수능 점수 대신 오직 농구 실력으로 대학 문을 두드린 신입생들의 능력을 평가하는 시간.
이른바 ‘대학농구능력시험(대농시)’이다. 아직은 미완성이지만, 앞으로 무궁무진한 정답을 채워 나갈 이들의 성장 기록을 들여다본다. 그 다섯 번째 성적표의 주인공은 '연세대 김상현(190cm, G)'이다.
김상현은 어렸을 때부터 몸을 움직이는 일을 좋아했다. 축구공을 쫓아다니기도 했고 배드민턴 채를 잡기도 했다. 농구 역시 특별한 의미를 가진 종목이라기보다 여러 취미 중 하나였다. 초등학교 4학년까지는 그저 친구들과 즐기는 운동에 가까웠다.
방향이 달라진 건 아버지의 한마디였다. 농구인인 아버지(김도명 심판)는 아들에게 취미가 아닌 선수의 길을 제안했다. “제대로 엘리트 운동을 해볼 생각은 없냐”는 물음이었다.
“취미 농구는 일주일에 한 번씩 하잖아요. 근데 엘리트 농구를 하면 일주일 내내 한다고 들었거든요. 맨날 하고 싶어서 하겠다고 했죠.” 가볍게 즐기던 농구는 그 순간부터 꿈을 향한 출발선이 됐다. 그렇게 김상현은 공 하나에 책임과 목표를 담기 시작했다.
성남초, 성남중 졸업 후 그는 모두가 관성처럼 향하던 연계 학교 낙생고 대신 삼일고를 선택하는 과감한 행보를 보였다. “새로운 환경에서 더 넓게 배우라”는 아버지의 묵직한 조언을 나침반 삼아, 익숙함 대신 거친 돌밭을 일구며 스스로를 증명하겠다는 당찬 도전의 시작이었다.
그 무렵 김상현의 가슴 한구석에는 늘 아쉬움과 갈증이 자리하고 있었다. 중학교 시절 내내 예선 탈락의 쓴잔을 마시며 패배가 익숙해졌던 소년에게, 높은 곳에 서는 삼일고 선배들의 모습은 눈이 부실 만큼 거대한 동경으로 다가왔다.
“아버지가 말씀하시고 나서 삼일고 경기를 챙겨봤어요. 형들이 너무 잘하는 거예요. 지금 (이)주영이 형이 3학년 때 우승도 하고 그러더라고요. 저는 맨날 중학교 때 예선 탈락하고 가장 먼저 집에 오고 그랬어요. 근데 우승하는 걸 보니 너무 멋있는 거예요. 더 잘하는 학교로 가서 우승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컸어요.”
우승의 열망을 안고 삼일고에 입성했으나, ‘승리하는 팀’의 온도는 시작부터 달랐다. 삼일고의 이윤환 감독은 거듭된 패배의 기억 탓에 그의 마음속에 은연중 굳어 있던 소극적인 태도를 알아채고, 잠들어 있던 단단한 승리욕을 일깨워 주었다.
“사실 그러면 안 되지만 중학교 때 패배가 익숙해져 버렸거든요. 근데 삼일고로 와서 이윤환 선생님께서 ‘패배에 익숙해지면 안 된다’고 하셨어요. 그 팀에 맞게 행동해야 된다고 생각했고, 달라져야겠다고 받아들였죠.”
그러나 코트 위에서의 꿈과 목표는 늘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예상치 못한 변수가 찾아오고 정상으로 향하는 길은 쉽게 틈을 내주지 않기에, 그 속에서 길을 찾아내고 이겨내는 것 또한 온전히 선수의 몫이다. 삼일고의 색깔에 맞춰 빠른 속공 상황과 과감하게 경기를 해결하려 했지만, 마음만큼 따라주지 않는 현실에 김상현은 답답함을 삼켜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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