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만 꿈꾸는 무대가 아니다…엄청난 스트레스를 겪고 이겨내야하는 월드컵 심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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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은 선수들에게 꿈의 무대다. 그러나 같은 꿈을 꾸는 이들이 또 있다. 바로 심판들이다.
영국 가디언은 9일 월드컵 심판들이 겪는 치열한 선발 과정과 극심한 압박을 조명하며 “한 번의 나쁜 경기로 모든 것이 끝날 수 있다(It can all end with one bad game)”고 보도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들이 4년을 준비해 월드컵에 나서듯 심판들 역시 수년간의 평가와 검증을 통과해야만 월드컵 휘슬을 잡을 수 있다. 문제는 그 과정이 선수들 못지않게 혹독하다는 점이다. 세계 각국 리그에서 활약하는 수많은 국제심판 가운데 극소수만이 국제축구연맹(FIFA)의 선택을 받는다. 자국 최고의 심판이더라도 월드컵 무대를 밟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지난달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맡은 독일의 다니엘 지베르트는 월드컵 심판 명단에서 제외됐고, 대신 같은 독일 출신 펠릭스 츠바이어가 선발됐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의 정상급 심판 이스마일 엘파스 역시 2024 코파 아메리카 도중 무릎을 크게 다쳐 두 차례 수술을 받았지만, 혹독한 검증을 통과한 끝에 두 번째 월드컵 출전 기회를 얻었다.
월드컵 심판들은 경기장 안팎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검증을 받는다.
FIFA는 후보 심판들을 수년간 관찰하며 경기 운영 능력과 체력, 심리 상태까지 평가한다. 국제경기 때는 심판 출신 평가관들이 직접 경기장을 찾아 보고서를 작성하고, 일반 경기 역시 영상 분석을 통해 지속적으로 점검한다. 체력 테스트도 선수 못지않게 엄격하다. 국제심판들은 짧은 휴식 시간만 주어진 상태에서 75m 전력질주를 40차례 반복해야 하며 민첩성·순발력·근력 평가도 통과해야 한다. 여기에 GPS 데이터를 통한 움직임 분석, 수면과 회복 상태 보고, 심박수와 스트레스 반응 검사까지 받는다. FIFA 심판위원장 피에를루이지 콜리나는 후보 심판들에게 직접 메시지를 보내 경기 운영 방식과 움직임을 지적하기도 한다. 한 차례 실수가 수년간 쌓아온 경력을 무너뜨릴 수도 있다. 2009년 첼시와 바르셀로나의 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서 결정적인 오심 논란에 휘말렸던 노르웨이 심판 톰 헤닝 외브레뵈는 이듬해 남아공 월드컵 무대를 밟지 못했다. 이탈리아의 정상급 심판 마르코 귀다는 월드컵 선발 실패에 대한 압박으로 정신적 어려움까지 겪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알바니아의 엘세이드 히사이(오른쪽)와 이스라엘의 오스카 글루크가 지난 3일 알바니아 티라나의 에어 알바니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평가전 도중 충돌한 뒤 밀리야 사보비치 주심으로부터 나란히 옐로카드를 받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뒤에도 긴장은 끝나지 않는다. 심판들은 조별리그 성적에 따라 다시 평가받고, 토너먼트에 진출할 심판과 귀국할 심판이 갈린다. FIFA는 매 경기 후 판정 정확성과 경기 관리 능력을 평가해 최고의 심판들만 16강과 8강, 4강 무대로 올려보낸다.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 독일의 다니엘 지베르트는 우루과이-가나전에서 논란이 된 판정을 내렸으나 FIFA가 판정 자체는 옳았다고 결론 내렸음에도 논란 확산을 막기 위해 귀국 조치를 받았다. 반대로 정확한 판정 하나가 인생 최고의 순간이 되기도 한다. 2010 남아공 월드컵 브라질-칠레전에서 영국 부심 대런 칸은 루이스 파비아누의 오프사이드 여부를 정확히 판정해 FIFA 관계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고, 결국 월드컵 결승전 부심으로 선발됐다.
가디언은 “심판들에게 월드컵은 선수들처럼 한 경기, 한 장면이 인생 전체를 바꿀 수 있는 무대”라며 “월드컵 심판들은 경기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마지막 결승전이 끝날 때까지 선수들 못지않은 압박과 긴장 속에서 대회를 치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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