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는 못 속인다…아버지 따라, 형제 나란히, 3대째 이어진 ‘배구 D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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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나란히 1라운드 지명을 받은 장보석(KB손해보험), 장은석(현대캐피탈) 형제가 어깨동무하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스포츠경향 심진용 기자] ‘전설’로 불린 아버지의 뒤를 이어 같은 포지션에서 프로 무대에 선다. 고교와 대학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형제는 서로 다른 유니폼을 입고 맞붙는다. 외할머니와 어머니에 이어 3대째 올림픽 무대를 꿈꾸는 선수도 있다.
28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2026~2027시즌 남녀 프로배구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유독 ‘배구 집안’ 출신 유망주들이 눈길을 끌었다. 가족의 재능과 열정을 물려받은 선수들이 이제는 자신만의 배구 인생을 시작한다.
가장 관심을 모은 선수 중 하나는 ‘리베로 전설’ 여오현 국가대표팀 코치의 아들 여광우(20·인하대)다. 여광우는 남자부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한국전력의 지명을 받았다.
아버지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여오현 코치는 “선수 때보다 지금이 더 떨린다. 어제부터 떨었고 지금도 떨린다”며 “2라운드 정도에 뽑히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뜻밖에 1라운드로 불려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여광우는 아버지와 같은 리베로다. 처음에는 세터로 배구를 시작했지만 3년 전 리베로로 전향했다. 아버지의 명성은 든든한 자산인 동시에 넘어야 할 벽이었다.
여광우는 아버지의 존재가 부담스럽지 않으냐는 질문에 “솔직히 반반”이라고 했다. 어린 시절에는 부담으로만 느꼈지만 성장하면서 아버지에게 조언을 구하고 도움을 받게 됐다는 것이다.
여오현 코치가 아들에게 가장 강조한 것은 기본이었다. 여광우는 “‘무조건 많이 받아라’는 게 가장 큰 조언이었다”며 “아버지의 파이팅과 안정적인 리시브를 닮고 싶다”고 했다. 아버지보다 나은 점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솔직히 아직은 없는 것 같다. 아버지를 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한양대 장보석(22)·장은석(20) 형제는 배구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네트를 마주 보고 서게 됐다. 나란히 1라운드에 이름이 불렸다. 동생 장은석이 전체 2순위로 현대캐피탈의 지명을 받았고, 형 장보석은 전체 4순위로 KB손해보험 유니폼을 입었다. 형제가 같은 해 남자부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된 것은 2018~2019시즌 이지석·이지훈 형제에 이어 두 번째다. 두 선수 모두 1라운드에 지명된 것은 처음이다.
형제는 속초고, 한양대에서 줄곧 함께 뛰었다. 그러나 프로에서는 상대편 코트에 선다. 아포짓 스파이커인 형은 동생의 블로킹을 뚫어야 하고, 미들블로커인 동생은 형의 공격을 막아야 한다.
두 사람은 서로의 장단점도 거침없이 평가했다. 장보석은 “동생은 큰 키에서 나오는 스피드와 민첩성이 좋고 배구 아이큐도 높다”면서도 “형으로서 아는 부분이 많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장은석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형은 서브와 공격에서 파워와 높이가 장점”이라면서도 “배구를 늦게 시작해 기본기가 부족한 게 단점”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서 “프로에서는 다른 팀에 가서 형과 맞붙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형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막는 상상도 해봤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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