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에 처음 문 연 드래프트…1순위도 재미동포 3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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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배구연맹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에 지명된 남녀 선수들. 위 사진은 여자배구 오세인, 정가영, 김미주, 오드리 박, 박은빈, 김아중, 유다은(왼쪽부터). [뉴스1]
재미동포 3세 오드리 박(24)이 여자배구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의 영광을 안았다.
1순위 지명권을 획득한 IBK기업은행은 28일 드래프트에서 세터 오드리 박을 선택했다. 그는 대학 시절 전미대학스포츠협회(NCAA) 토너먼트에서 4차례 우승한 명문 UCLA 주전으로 활약했다. 지난 시즌에는 미국 프로배구리그(MLV) 콜럼버스 퓨리에서 뛰었다. 세터로는 큰 1m80㎝의 장신이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이번 드래프트에 앞서 수준급 기량을 가진 해외동포 선수들의 참여 기회를 넓히기 위해 참가 신청 규정을 바꿨다. 외국 국적을 가진 선수라도 부모 중 최소 1명이 과거 대한민국 국적을 보유했거나 또는 현재 대한민국 국적자이면 내국인 자격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됐다. 한국 이름이 박혜린인 오드리 박의 부모는 미국 이민자 2세다. 학창 시절 태권도 선수로 활동한 부친(지미 박)은 UC버클리 출신 외과의사다.
드래프트에 앞서 대다수 구단이 경력과 기량에서 돋보이는 오드리 박을 주목했다. 특히 표승주 트레이드로 얻은 지명권까지 합쳐 1순위 확률(43%)이 가장 높았던 정관장과 지난 시즌 최하위 SOOP(30%), IBK기업은행(20%)의 눈치 싸움이 치열했다. 세터가 약점으로 꼽히는 IBK기업은행 관계자들은 (오드리 박을 먼저 지명할 수 있는) 1순위 지명권을 얻자 환호성을 터뜨렸다.
오드리 박은 “미국에서 쭉 자랐지만 나는 100% 한국인”이라면서 “V리그에서 뛰게 돼 영광스럽다”고 했다. 가족들과 함께 드래프트장을 찾은 그는 “부모님이 모두 한국사람이다. 두 분이 태어나고 살았던 곳에 뛸 수 있다는 게 뜻 깊다”며 “(딸이) 한국말과 문화를 배울 수 있게 돼 부모님도 좋아하신다”고 했다. 이어 “두 분 할머니 댁이 가까워 어려서부터 한식을 많이 먹었다. 할머니표 수제비와 장조림을 좋아한다”며 활짝 웃었다.
자신의 장점으로 ‘긍정적인 마인드’를 첫 손에 꼽은 오드리 박은 “결정적인 순간에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일 자신이 있다. 서브도 좋고, 전위에서 토스 이외의 것들도 보여줄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넘어야 할 산도 많다. IBK기업은행 사령탑은 일본인 마나베 마사요시 감독이다. 아직은 한국어가 서툰 오드리 박에겐 동료들과의 의사소통도 여의치 않다. 공격수들과 호흡을 맞춰야 할 세터로서 언어의 장벽을 넘어야 한다. 오드리 박은 “세터로서 소통이 제일 중요하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안다”면서 “당장은 경기 중 ‘하이(높게)’, ‘로우(낮게)’ 등 단어 위주로 소통하겠지만, 한국어를 열심히 배우겠다”고 밝혔다.
해외동포 선수는 V리그 입단 후 6년 이내에 한국 국적을 취득해야 한다. “시즌별로 차근차근 계획을 마련해두고 있다”는 오드리 박이 한국 국적자가 되면 배구대표팀 발탁도 가능하다. 실례로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홍콩 출신 미들블로커 진지위(한국전력)가 특별 귀화를 통해 한국 국적을 얻은 바 있다. 오드리 박은 “최종 목표는 한국인으로 국가대표팀에 합류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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