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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선수단이 투표까지 했다는데…억울한 슈퍼스타, 김도영 타구 감상의 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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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도영이 26일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 뒤 의젓하게 인터뷰 하고 있다. 대구 

26일 플레이오프 1차전 KIA의 승리 뒤, 기자와 인터뷰 중이던 김도영(23)에게로 투수 이의리(24·이상 KIA)가 뚜벅뚜벅 다가왔다. 이의리는 “지금 락커룸에서 다 투표했어. 이건 벌금 내야 된다고”라고 했다.

멀쩡한 목소리로 의젓하게 이야기 하고 있었던 김도영이 돌변했다. 갑자기 세모눈을 하고 특유의 세상 억울한 목소리로 “무슨 투표에요. 아니, 내가 얼마나 팀에 기여를 하는데”라고 항변했다.

이의리는 봐주지 않았다. “그 1점 냈으면 얼마나 편했겠어. 원래 3루타였는데.” 김도영도 지지 않았다. “편하게 했잖아요”라면서 “감독님이 3루 베이스 가지 말라 하셨어요. 감독님이 하지 말라 했어요”라고 ‘감독님 카드’를 꺼냈다.

이의리는 봐줄 생각이 없었다. “급하게 빨리 가는 걸 조심하라는 거지. 처음부터 여유있게 달렸으면 3루까지 갔는데.” 반박하기 어려운 이의리의 맞는 말에 김도영은 “(그래도) 2루까지 갔잖아요”라고 대꾸 하고는 스스로도 웃음이 나는지 웃고 말았다.

 

KIA 김도영이 26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8회초 대형 타구를 친 뒤 바라보다가 달려나가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김도영은 이날도 KIA 승리의 수훈갑이었다. 삼성 에이스 크리스 페덱을 무지하게 괴롭혔다. 페덱은 사실상 김도영 때문에 4.2이닝 만에 강판됐다. 이날 던진 94구 중 김도영 타석에서만 24구를 던졌다. 김도영은 1회초 2사후에는 볼넷을 골라 나간 뒤 2루를 훔쳤고 카스트로의 적시타에 선취 득점을 올렸다. 나성범도 적시타를 치면서 KIA는 1회초 2득점, 기선을 제압한 끝에 5-1로 승리했다.

홈런은 없었지만 김도영은 3타수 2안타 1볼넷 2득점을 기록했다. 안타 중 하나가 8회초에 나왔다. 문제의 장면이다. 선두타자로 나선 김도영은 4구째에 큰 타구를 날렸다. 중견수 왼쪽 뒤로 크게 비행한 타구는 관중석으로 넘어가는 듯 보였다. 그러나 아슬아슬, 펜스 바로 앞에서 그라운드로 떨어졌다. 김도영은 그때까지 달리지 않고 있었다. 타구를 보며 서 있다가 떨어지자 그제서야 놀라 전력질주를 시작했다. 2루는 비어 있었다. 여유있게 들어갔다. 김도영은 그 뒤 나성범의 외야 플라이에 태그업, 3루까지 갔다. 애초에 제대로 3루까지 달렸으면 1점을 더 내지 않았겠느냐는 이의리의 타박은 사실 맞는 이야기다.

그러나 김도영도 억울한 사정은 있다. 인간미 넘치는 슈퍼스타는 의연한 말투로, 그러나 열심히 해명했다.

 

KIA 김도영이 26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8회초 2루타를 치고 베이스를 밟은 뒤 멋쩍은 듯 웃고 있다. 

김도영은 이의리를 마주치기 전 인터뷰에서는 “넘어갈 줄 알아서 안 뛴 게 사실이다”라고 먼저 고백했다. 그러나 “감독님이 점수 차 벌어지니까 조심히 주루플레이 하라고 하셔서 굳이 쓰리 베이스 가는 무리한 플레이 안 하려고 했다”라고 덧붙였다. 실수한 건 맞지만 이런 사정도 있었다는 이야기다.

질주 본능을 지닌 김도영은 올시즌 내내 주루 조심을 숙제로 안고 살았다. 지난해 세 차례나 햄스트링을 다치고도 올해 풀타임 대활약을 펼칠 수 있는 이유다. 그런데 가을야구 들어 이날 1회부터, 처음으로 도루를 했다. 워낙 역동적인 플레이로 오늘 많이 움직이겠다는 신호가 감지되자 이범호 KIA 감독이 무리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실제 이의리와 김도영이 설전을 벌인 이 시각, 이범호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 중이었다. 이범호 감독은 김도영의 이 장면에 대한 질문에 “볼넷에 폭투도 나왔는데 2루까지 가겠다고 뛰니까 부상 걱정이 됐다. 흥분한 것 같아서 신경쓰였는데, (오늘) 뛴 게 많아서 혹시나 3루타 나오면 무리해서 안 뛰면 좋겠다고, 2루까지만 가도 된다고 얘기했다”며 “홈런인 줄 알고 안 뛴 것 같은데, 야구장이 작고 이제 1차전이라 해야 하는 게 많은데 한 베이스 더 노리다가 부상 나오느니 신경쓰면서 차분히 가는 게 안전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김도영의 해명은 진실이었지만, 호시탐탐 슈퍼스타 놀릴거리를 찾고 있는 선수들에게는 놓칠 수 없는 먹잇감이다.

 

KIA 김도영이 26일 플레이오프 1차전에 앞서 밝은 표정으로 수비 훈련 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김도영은 지금 포스트시즌을 지배하고 있다. 안타를 딱 3개 쳤는데 그게 전부 결정적 홈런이었던 준플레이오프의 잔상이 워낙 크다. 플레이오프는 시작하자마자 발로 지배했다. 이날 1차전을 앞두고 훈련할 때만 해도 김선빈이 티볼을 직접 올려주며 “네가 다 쳐야 돼”라고 절대적인 믿음을 숨기지 않았다. KIA 선수단은 김도영이 얼마나 잘 하고 있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김도영은 타이거즈 선수다. 그래도 바로잡을 건 바로잡아야 하니 선배들이 그냥 넘기지는 않는다. 이의리가 잔소리를 쏟아내기에 앞서 8회초가 끝난 뒤에는 최고참 양현종이 한 마디도 안 하고 뚫어져라 응시하며 김도영에게 무언의 잔소리를 했다. 후배 박재현까지도 “형!”하면서 옆에 붙어 잔소리 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KIA는 이겼고, 슈퍼스타는 시달린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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