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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미운 라이벌이지만, 저녁놀에 빛나는 ‘한 지붕 두 가족’ 전광판 예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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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팬 한지안씨(왼쪽)와 LG 팬 장선찬씨(오른쪽)가 지난 14일 마지막 잠실 더비를 관람하기 위해 잠실야구장을 찾았다. 이두리 기자

두산 팬 한지안씨(왼쪽)와 LG 팬 장선찬씨(오른쪽)가 지난 14일 마지막 잠실 더비를 관람하기 위해 잠실야구장을 찾았다. 이두리 기자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두산과 LG의 경기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두산과 LG의 경기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스포츠경향 이두리 기자] 프로야구 ‘잠실 더비’가 막을 내렸다. 지난 14일 와일드카드결정전을 마지막으로 LG와 두산이 각자의 홈이자 적진인 잠실에서 맞대결을 펼치는 일은 없다. 41년간의 동거가 끝났다.

LG는 1983년부터, 두산은 1986년부터 잠실야구장을 홈으로 쓰기 시작했다. 한 지붕 두 가족이 된 양 팀은 ‘잠실의 진정한 주인을 가린다’는 각오로 매 경기 맞붙었다. 선수에게도, 팬에게도 ‘잠실 더비’의 의미는 그만큼 각별하다.

LG와 두산은 올해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운명처럼 만났다. 양 팀은 정규시즌 마지막까지 3~5위 사이에서 치열한 각축전을 벌였다. 끝내 LG가 4위, 두산이 5위에 안착했다. 이로써 잠실 더비는 가을까지 연장됐다.

김원형 두산 감독은 14일 경기 전 “매치업이 이렇게 된 게 신기하다”라며 “만날 운명이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마지막 ‘잠실 더비’를 맞이한 LG와 두산의 팬들은 시원섭섭한 마음을 드러냈다. 30년 차 넘게 LG를 응원해 온 김진우씨(47)는 초등학생 딸과 함께 잠실을 찾았다. 김씨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잠실 더비로 치르는 게 운명 같다”라며 “서울 라이벌 팀끼리 맞붙어서 좋다”라고 말했다.

LG 팬 김병준씨(왼쪽)와 두산 팬 선예지씨(오른쪽)가 지난 14일 마지막 잠실 더비를 관람하기 위해 잠실야구장을 찾았다. 이두리 기자

LG 팬 김병준씨(왼쪽)와 두산 팬 선예지씨(오른쪽)가 지난 14일 마지막 잠실 더비를 관람하기 위해 잠실야구장을 찾았다. 이두리 기자

두산 유니폼을 입은 김세희씨(32)는 마지막 잠실 더비를 보기 위해 연차를 쓰고 가족과 함께 총출동했다. 김씨와 언니, 어머니는 두산 팬이고 형부는 LG 팬이다. 김씨는 “잠실에서의 마지막 경기이니만큼 잠실을 홈으로 쓰는 두 팀이 맞붙는 게 좋다”라고 말했다.

두산 팬인 선예지씨(30)와 LG 팬인 김병준씨(34)는 올해 가을야구에서 잠실 더비가 성사되기를 간절히 바라 왔다. 김씨는 “정규시즌부터 KIA전까지 계속 모니터링하면서 두산과 LG가 만날 가능성을 계산했다”라며 “오늘과 같은 맞대결을 못 볼 수도 있었는데, 계산했던 대로 딱 경기가 치러져서 운 좋게 올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사촌 사이인 장성찬씨(38)와 한지안씨(28)는 함께 야구장에 왔지만 자리는 정반대다. 장씨는 LG 응원석에서, 한씨는 두산 응원석에서 경기를 관람했다. 장씨는 “두산과의 경기 때마다 재밌게 치고받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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