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경력 없는 ‘흙수저’… 데이터 축구로 韓 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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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대표팀의 임시 사령탑으로 부임한 로베르트 모레노(48·스페인·사진) 감독은 ‘흙수저’ 출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슈퍼스타 선수 출신이 다수인 축구 감독계에서 모레노 감독은 프로 무대 경력이 아예 없다. 유소년 구단에서 뛴 게 선수 경험이 전부인 모레노 감독은 16세에 고향의 라 플로리다 유소년팀을 맡으며 지도자 인생을 시작했다. 10대 후반부터 하부리그 지도자 자격증을 따며 밑바닥에서 올라온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모레노 감독이 비선수 출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건 기술과 빅데이터 분석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덕분이다.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새로운 축구 트렌드를 끊임없이 흡수해 포지션 유동성을 극대화하는 축구로 호평을 받아왔다. 이런 모레노 감독이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충격의 조별리그 탈락 이후 표류하고 있는 한국 축구의 구원자가 될지 관심을 끈다.
모레노 감독은 9~10월 4경기와 11월 2경기 등 A매치 6경기를 지휘한다. 계약 기간은 11월27일까지이지만, 6경기 평가 결과에 따라 내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개막하는 2027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까지 맡을 수 있는 조건이 포함됐다.
모레노 감독은 2014년 커리어의 전환기를 맞이했다. 세계 최고의 명문팀인 FC바르셀로나의 수석코치로 일하며 루이스 엔리케(현 파리 생제르맹 감독)의 ‘오른팔’이 됐다. 엔리케-모레노 체제 아래 바르셀로나는 라리가와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을 차지하며 전성기를 보냈다.
3년간 바르셀로나에서 커리어를 쌓은 모레노는 스페인 대표팀에서도 엔리케 감독과 손발을 맞췄다. 2019년 3월 엔리케 감독이 딸의 건강 문제로 자리를 비우자 임시감독을 역임했고, 그해 6월 정식 감독으로 승격됐다. 그러나 엔리케 감독이 약 5개월 뒤 복귀하면서 대표팀과 작별했고, 이후 모나코(프랑스), 그라나다(스페인), 소치(러시아) 감독직을 맡았다.
모레노 감독은 스페인 출신인 만큼 압박과 패스를 중시하는 스페인 스타일의 축구를 추구한다. 분석을 통한 다양한 전술적 대안을 내놓는 능력이 뛰어난 모레노 감독은 짧은 기간 동안 대표팀을 재정비하기엔 안성맞춤의 지도자로 평가받는다.
다만 단점도 있다. 수석코치나 분석가로는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팀 전체를 이끄는 감독으로서의 커리어는 다소 미약하다.
모나코, 그라나다에선 저조한 성적으로 임기를 채우지 못했고, 소치에서도 선수단과 갈등을 빚었다.
전술 구조가 워낙 정교해 선수단 전원에게 높은 수준의 축구 지능과 일정 이상의 기량 등을 요구한다. 이로 인해 선수단 전체의 수준이 높은 스페인 대표팀 같은 팀을 이끌 땐 모레노 감독의 축구가 잘 굴러가지만, 그렇지 못할 땐 실패해온 경험도 있다.
러시아 소치 시절에는 인공지능 애플리케이션인 ‘챗GPT’에 의존해 선수를 선발한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모레노 감독은 “러시아어 번역용으로 썼을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모레노 감독에겐 ‘흑역사’가 됐다.
모레노 감독은 비자 등 필요한 준비를 마친 뒤 9월 초중순경 입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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