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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호그와트’ 동문들, EPL 대세 감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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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 아르테타, 사비 알론소, 안도니 이라올라(왼쪽부터). [로이터·AFP·EPA=연합뉴스]

미켈 아르테타, 사비 알론소, 안도니 이라올라(왼쪽부터). [로이터·AFP·EPA=연합뉴스]

22일(한국시간) 2026~27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개막을 앞두고 팬들의 시선이 벤치로 쏠린다. 22년 만에 아스널의 리그 우승을 이끈 미켈 아르테타(44), 레버쿠젠의 독일 분데스리가 무패 우승 신화를 쓰고 첼시 지휘봉을 잡은 사비 알론소(43), 본머스 돌풍을 이끌고 리버풀 새 사령탑에 부임한 안도니 이라올라(44) 감독. 정상을 다투는 ‘빅6’ 중 세 팀 사령탑 모두 스페인 출신인데다 놀라운 인연도 있다.

1981년과 82년생 동년배인 셋은 1990년대 스페인 북부 바스크의 기푸스코아주 산세바스티안의 유소년팀 ‘안티구오코’에서 함께 공을 찼다. 인구 75만명에 불과한 작은 도시 클럽이 프리미어리그 최고 감독들을 배출하자, 이 곳을 해리포터 마법학교에 빗대 ‘축구계 호그와트’라 부른다.

 

스페인에서 가장 아름다우며 미식의 도시로도 불리는 산세바스티안은 미슐랭 레스토랑과 호텔이 즐비해 축구 경기와 훈련할 공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아이들과 코치, 부모들은 라 콘차 해변의 썰물 때를 기다렸다가 선을 긋고 이동식 골대를 세운 10여 개 임시 축구장을 함께 만들었다. 아이들은 모래사장에서 맨발로 뛰며 물웅덩이를 피해 드리블했다. 자갈밭에서 공을 차기도 했다. 그렇게 바스크어로 ‘아우솔란’, 이웃간 협력을 체득했다.

바스크인들은 로마 제국, 서고트족, 무어인, 프랑코 독재 정권 등 외부 세력의 침입에도 독자적인 문화를 지켜왔다는 자부심이 대단히 높다. 축구에도 독특한 문화가 있다. ESPN과 디애슬레틱 등에 따르면 기푸스코아 지역에서는 10세 이전까지 단일 종목만 배우는 게 금지다. 농구와 핸드볼, 배구 등을 함께 하며 다양한 아이디어를 공유한다. 지역 내 코치에 대한 존경심이 대단히 높은데, 청소년들은 만 16세가 되면 지도자 자격증 취득을 시작해 지역사회에 환원하려 한다.

사비 알론소가 공동집필한 훈련 매뉴얼 ‘메이드 인 기푸스코아’에는 “축구선수가 될지, 엔지니어, 의사, 정비사가 될지 알 수 없는 아이들이다. 각 개인은 그 자체로 하나의 프로젝트이며, 다른 모든 것은 그들을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썼다.

아르테타와 사비올라, 이라올라는 선수 시절 경기 전체의 흐름을 읽고 조율하던 미드필더와 풀백으로 활약했다. 지도자로서 각자 개성과 전술은 다르지만, 어릴적 같은 코치 밑에서 훈련받아 축구와 삶을 바라보는 방식이 비슷하다. 결속력과 성실함을 중시하고 승부욕이 강하다.

애스턴 빌라의 우나이 에메리 감독, 북중미 월드컵에서 스페인 우승을 이끈 루이스 데 라 푸엔테도 이 지역 출신이다. 아르테타는 바스크 출신 명장이 많은 이유에 대해 “산세바스티안에 직접 다녀오면 답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지닌 열정과 교육 덕분일 것”이라고 말한다.

스페인 지도자 열풍이 축구계를 관통하고 있다. 한국대표팀 임시 사령탑 후보 5명 중 3명이 스페인 출신이다. 로베르토 모레노 전 스페인 대표팀 감독, 도메네크 토렌트 전 바르셀로나 코치, 헤수스 카사스 전 이라크 감독은 20일과 21일에 대한축구협회 면접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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