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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도 똑같은 대한민국 국민, 진짜 ‘청문회’를 바라면 선수들에게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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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대표팀이 20일(한국 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멕시코와의 조별리그를 마치고 회복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2026.06.20 과달라하라(멕시코) | 문재원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이 20일(한국 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멕시코와의 조별리그를 마치고 회복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2026.06.20 과달라하라(멕시코) | 문재원 기자

청문회는 “중요한 안건이나 국정 현안에 대해 증인과 참고인 의견을 듣고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여는 회의”다. 국회의원들 모두 “누군가를 공개적으로 망신주거나 책임을 떠넘길 희생양을 찾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청문회 증인 또는 참고인도 특정 집단에 치우치거나 특정 집단을 제외해서도 안 된다. 사건에는 여러 이해관계와 시각이 존재한다. 사실관계를 제대로 확인하려면 이해관계자들이 모두 참석해야 한다. 일부 주장만 듣는 것은 오히려 혼란만 가중할 뿐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오는 22일 대한축구협회 청문회를 연다. 정몽규 전 회장과 홍명보 전 감독, 이임생 전 기술총괄이사, 정해성 전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 등 13명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참고인도 10명이다. 대체로 감독 선임 과정이나 북중미 월드컵 준비와 운영에 관여한 인사들이다. 질문도 감독 선임 절차뿐만 아니라 이번 월드컵 부진 원인, 선수 선발, 경기 운영 등에 집중되게 마련이다.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손흥민과 황희찬을 참고인으로 신청했다가 돌연 철회했다. 청문회가 진정으로 월드컵 실패 원인을 찾으려는 자리라면 핵심 당사자인 선수들도 나와야 한다. 그들도 우리와 똑같은 권리와 의무를 가진 대한민국 국민이다. 이들이 어렵다면 대표성을 가진 선수 두세 명을 다시 선정해 의견을 듣거나 서면 답변, 화상 출석 등 다른 방법도 있다. 청문회에 성역이 있어도 될까. 올바른 결론에 도달하려면 예외가 없어야 함은 상식이다.

협회의 행정과 대표팀 운영에는 검증이 필요하다. 감독 선임 과정에 절차적 문제가 있었다면 내부 감사와 독립적인 조사, 문화체육관광부 감독, 대한체육회 징계 절차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필요하다면 제도와 규정을 고쳐야 한다. 그러나 월드컵에서 왜 부진했는지, 특정 선수를 왜 선발하거나 제외했는지, 교체 시점과 전술 선택이 적절했는지까지 국회가 따져 묻기 시작하면 청문회는 대표팀 경기평가회로 전락한다. “누구를 왜 뽑았느냐”, “왜 선발로 쓰지 않았느냐”, “왜 월드컵에서 못 뛰었느냐”는 질문이 입법부가 던질 질문인가.

어쨌든 이번 월드컵을 둘러싸고는 아직 사실관계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들이 적지 않다. 체코전 승리 이후 선수단 내부 분위기가 느슨해졌다는 이야기는 사실인지, 병역 관련 영상과 발언에 불쾌감을 느낀 손흥민이 선수들의 미디어 보이콧 해제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말은 근거가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체코전 1등 공신 황인범의 국내 미디어를 상대로 한 인터뷰가 선수들의 반대로 취소됐다는 이야기도 사실인지 설명이 있어야 한다. 김민재는 남아공전 교체 아웃에 대해 “더 뛰면 다음 경기가 어려울 것 같아 교체를 요청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러나 당시 한국은 아직 32강 진출을 확정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그렇다면 ‘다음 경기’를 전제로 체력을 안배할 정도로 선수단 내부에서는 본선 진출을 낙관하고 있었는지 궁금하다. 이강인이 상대 선수들에게 둘러싸였을 때 주변 동료들이 즉시 달려가 돕지 않은 이유는 무엇이었는지, 남아공전을 앞두고 이재성의 몸 상태가 실제로 출전이 불가능한 수준이었다면 왜 이강인이 경기 중 이재성 투입을 요청하는 모습이 나왔는지도 납득할 만한 설명이 필요하다. 한국은 이동 거리와 대진, 일정 등 여러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했다. 그런데도 대회가 진행될수록 선수들 몸 상태는 왜 점점 나빠졌는지, 남아공전은 왜 그렇게 못 뛰었는지 역시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부분이다. 사실이 아닌 내용이 있다면 바로잡으면 된다. 반대로 사실이라면 그 배경과 경위를 설명하면 된다. 중요한 것은 누군가를 몰아세우는 것이 아니라, 국민 앞에서 제기된 의문을 사실관계에 근거해 해소하는 것이다. 청문회가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선수들의 의견을 듣지 않고 어떻게 월드컵 실패 원인을 찾을 수 있을까. 선수 의견없이 협회와 코치진의 해명을 듣고 그걸 사실로 받아들일 수 있겠나. 청문회가 진실과 사실을 규명할 수 있을까. 아니면 일부 인사를 공개 망신시키면서 국민 분노를 삼키는 선에서 끝날까. 시작히기 전부터 이번 청문회가 보여주기 쇼, 매명 경연장이 될 수도 있다는 걱정이 드는 것은 필자 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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