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명은 너무 적고 직선제는 무리…아무도 ‘독점’하지 못하는 2000명 선거인단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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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K-축구 혁신위원회 출범식에서 공동위원장을 맡은 박지성 국제축구연맹(FIFA) 분과위원회 위원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6.07.06 사진공동취재단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지난 6일 사표를 냈다. 협회는 9월 초순까지 회장 선거를 치러야 한다. 협회 정관상 선거는 회장 공식 사퇴 이후 60일 안에 열려야 한다.
현재 정관에 따른 선거인단은 190명 안팎이다. 지난해 제55대 회장 선거 선거인단은 192명이었다. 시도협회장·각종 연맹·프로 1부 구단 대표 등 당연직 성격 인사가 66명으로 34.3%를 차지했다. 선수 63명, 지도자 48명, 심판 15명 등이 포함됐다. 192명 기준으로 보면 선수는 32.8%, 지도자는 25.0%, 심판은 7.8% 수준이다. 한국축구 전체를 책임지는 수장을 뽑는 데 192명은 너무 적다. 직군을 다양화하는 동시에 비율도 개선할 부분이 적잖다.
대한체육회 정관을 따르는 경기단체 정관에는 선거인단이 100~300명으로 명시돼 있다. 현재 정관상, 선거인단을 300명까지 늘리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런데 이 정도로는 분노하는 민심을 되돌리기 힘들다.
선거를 앞두고 정관 개정은 사실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조만간 물러날 ‘시한부’ 집행부가 선거 직전, 정관까지 고쳐가며 임기 2년짜리 신임 회장을 뽑고 떠난다는 것부터 부적절하다. 그래도 정부와 대한체육회, 유명 선수 출신 유튜버들도 직선제 또는 직선제 수준 선거인단 확대를 압박하고 있다. 축구협회도 현재 정관 고수를 고집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직선제는 현실적으로 무리다. 성인 등록 선수만 10만명이다. 여기에 심판, 단체 관계자, 지도자 등을 합하면 수만명이 증가한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 중 유효한 선거인단을 골라낸 뒤 9월 초 선거를 치른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힘들다. 게다가 선거 운영 인력 확충, 시스템 개편 등에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선거 제도는 한번 만들어지면 웬만해서는 바뀌지 않는다. 십수만명을 대상으로 하는 직선제가 과연 실현 가능한지, 지속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지난해 축구협회장 선거 때 선거인단보다 10배 정도 늘어난 2000명 정도라면 어떨까. 물리적으로도 큰 문제가 없고 여론을 되돌리는 데도 적당할 듯싶다. 선거인단을 단순하게 수적으로만 늘려서는 안 된다. 선거인단에는 축구 각계를 대표할 수 있는 다양한 직군 인사들이 균형적으로 들어가야 한다. 기초지방자치단체축구협회 및 연맹 관계자, 프로 2부리그와 3·4부리그 구단 및 여자축구단 대표도 추가될 수 있다. 축구 관련 업무를 주업으로 하는 학계, 산업계, 법조계, 경제계, 언론계 종사자도 선거인단에 들어갈 수 있다. 팬들에게도 투표권이 주어질 수도 있고 선수, 지도자 참여폭도 늘릴 수 있다.
선거인단을 직군별로 배정할 때 철칙은 특정 직종 선거인단이 과도하게 많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선수든, 심판이든, 지도자든, 행정직이든 특정 직군이 비정상적으로 포함되면, 그들에 의해 뽑힌 회장은 그들의 요구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 간선제 성공 여부는 선거인단 숫자가 아니라 구성과 비율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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