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데일, 다시 떠오른 ‘유격수 김도영’ 가능성… 그게 최선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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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도영이 22일 수원 KT전 타격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유격수 김도영’ 시나리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범호 KIA 감독이 직접 김도영을 유격수로 준비시키는 방안을 언급했다. 그러나 3차례 햄스트링 부상을 겪고 이제 막 풀타임 시즌을 시작하는 선수에게 유격수 준비는 부담만 더 키울 수 있다.
이범호 감독은 22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김도영을 유격수로 연습을 시킬 수 있는지, 한다면 언제 할 수 있을지 체크를 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시즌 개막 전에도 언젠가는 김도영이 유격수 준비도 할 것이라고 했다.
‘유격수 김도영’ 가능성이 수면 위로 다시 떠 오른 건 아시아쿼터 유격수 제리드 데일의 수비 불안 때문이다. 19경기에서 실책이 벌써 7개로 리그에서 가장 많다. 수비 범위가 특출나게 넓은 것도 아닌데 안정감이 떨어진다. 순간적인 상황 판단도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이 감독은 이날 KT전 데일을 2루수로 선발 기용했다. 데일이 유격수가 아닌 다른 포지션으로 경기를 시작한 건 처음이다. 앞서 지난 18일에는 유격수로 실책 2개를 기록하고 1루수로 자리를 옮기기도 했다.
2루수로 나선 이날도 데일의 수비는 매끄럽지 못했다. 병살로 연결할 수 있는 내야 땅볼이 나왔는데 데일의 베이스 커버가 늦어 아웃 카운트 하나를 잡는 데 그쳤다.
이 감독은 데일을 2루 혹은 3루로도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유격수 수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유격수 김도영’이 준비가 된다면 데일이 3루를 보는 날 카드로 쓸 수 있다.
KIA 김도영이 3루 수비를 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그러나 데일을 3루로 써보기 위해 김도영을 유격수로 옮기는 건 효과가 뚜렷하지 않다. 당장 김도영이 데일보다 유격수 수비가 더 나을 거라고 기대하기 어렵다. 프로 입단 후 김도영은 꾸준히 3루로 뛰었다. 그동안 김도영을 유격수로 써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던 것도 팀 타격을 극대화하기 위해서였지, 수비 강화를 위해서는 아니었다.
현재 팀 구성상 김도영을 유격수로 썼을 때 공격력 강화도 기대하기 어렵다. 타격 강한 다른 3루 자원이 있다면 김도영을 유격수로 쓰는 효과를 볼 수 있겠지만, 지금 KIA에 그런 선수는 없다. 타순은 지금처럼 유지한 채 김도영과 데일의 수비 위치만 맞바꾸는 식이 된다면 실질적인 의미를 찾기 어렵다.
무엇보다 김도영 본인에게 부담이 크다. 이 감독 역시 그걸 걱정한다. 김도영은 전날 KT전 2차례나 1루에서 홈까지 전력 질주해 득점했다. 주력이 건재하다는 걸 입증했지만, 햄스트링 걱정을 아직 떨칠 수가 없다. 이 감독은 “(김도영이) 홈까지 들어오기는 해야 하는데 그보다 더 중요한 것(부상 방지)도 있으니까 만감이 교차하더라”고 했다. 여전히 건강을 걱정할 수밖에 없는 선수인데 수비 포지션까지 건드리면 부담은 배가된다.
이 감독은 “팀을 위해서도, 선수 미래를 위해서도 언젠가는 (김도영이) 유격수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도영이한테는 최대한 무리를 안 주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아직은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고 했다. 이 감독의 말처럼 언젠가는 김도영이 유격수로 가는 게 답일 수 있다. 하지만 그게 지금일 필요는 없다. 부상 재발 우려부터 확실히 털어내고, 다음 비시즌부터 차분하게 준비를 해도 늦지 않다.
데일은 이날 경기 6회 KBO리그 첫 홈런을 때렸다. 시즌 타율 0.303에 OPS 0.760으로 유격수 기준 리그 평균 이상 성적을 기록 중이다. 데일이 수비에서도 자기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인내의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끝내 데일이 유격수 수비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온다면 다른 방안을 고민해야 하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이번 시즌 중 ‘유격수 김도영’ 카드는 최대한 뒷순위로 미루는 편이 낫다. 그만큼 리스크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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