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마다 반복되는 해설가 쟁탈전, 한국 축구 중계는 정말 발전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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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어 달전까지 국내 방송사들은 월드컵 해설위원 영입 전쟁을 물밑에서 공을 들였다. 국가대표 출신 유명 선수, 현역 K리그 지도자, 연예인, 유명 MC 등을 다른 곳에 빼앗기지 않고 자사로 섭외하려고 애를 썼다. 월드컵 중계권을 확보하고 중계를 준비하는 방송국 두곳 뿐만 아니라 나머지 두 곳도 뉴 페이스를 찾기 위해 고심하고 노력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국내 축구 중계 시장은 오랫동안 ‘누가 중계하느냐’에 집중해 왔다. 월드컵이나 주요 국제대회가 열릴 때마다 해설위원 구성 자체가 성패를 가를 절대 요인으로 취급됐다. 중계의 본질인 콘텐츠 경쟁은 다소 뒤로 밀린 채 인물 경쟁만 벌이는 쪽에 더 가까왔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최근 축구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전술 체계는 더욱 복잡해졌고 데이터 분석은 경기 이해의 중요한 도구가 됐다. 선수의 움직임과 전술적 역할, 경기 흐름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학습과 현장 관찰이 필수적이다. 과거 선수 또는 지도자 경력은 중요한 자산이지만 그것만으로 현재 축구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장을 꾸준히 찾고, 국내외 축구를 지속적으로 관찰하며, 최신 전술과 흐름을 따라가는 노력이 동반돼야만 정확하고 깊이 있는 해설을 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해설위원 영입 자체가 경쟁력으로, 때로는 승리공식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중계 품질이 오랫동안 쌓아온 노하우와 경험, 잘 짜여진 시스템의 완성도에 의해 결정된다는 걸 잊은듯 했다. 만약 이번 월드컵 중계권을 국내 방송사 네 곳이 모두 확보했다고 가정해 보자. 해설위원 영입 경쟁은 지금보다 더욱 치열해졌을 것이다. 더 많은 유명 인사가 중계석에 등장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결과가 중계 품질 향상으로 이어졌을지는 의문이다.
물론 해설자, 캐스터 영입은 방송국의 전권이다. 방송국마자 원하는 스타일이 있고 축구하는 중계 방향과 월드컵을 치르는 목적이 있다. 선수 시절 명성, 대중적 인지도 등은 확보하고 있지만 현재 축구에 대한 이해와 분석 능력을 갖고 있는지는 별개 문제다. 중계는 단순히 목소리 전달 능력, 말솜씨로만 완성되지 않는다. 경기 흐름과 전술, 선수 정보에 대한 이해가 뒷받침될 때 해설과 시너지가 만들어진다.
월드컵은 4년에 한 번 열리는 이벤트다. 그러나 축구는 매주 열린다. 진정한 중계 경쟁력은 월드컵 직전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중계와 해설의 질은 평소 얼마나 현장을 취재하고, 얼마나 많은 경기를 분석하며, 얼마나 전문 인력을 육성해 왔는지에 의해 결정된다.
한국 축구 중계도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는 국제 축구 흐름을 정녕 따라가고는 있을까. ‘누가 중계하느냐’보다 ‘어떻게 중계하느냐’가, ‘누가 마이크를 잡느냐’보다 ‘어떤 차별화된 콘텐츠가 있느냐’가 중계 경쟁의 중심이 되지 않는다면 월드컵 축구 중계의 발전은 요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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