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라고 놀리지 말아요…소방수의 소방수가 판도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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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뉴스1) 김기태 기자 = 30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한화 이글스 경기에서 교체 투입된 한화 투수 이민우가 역투하고 있다. 2026.4.30/뉴스1
소방수가 남긴 불을 끄기 위해 또 다른 소방수가 나섰다. 이른바 임시 마무리의 등장. 프로야구 판도가 새로운 뒷문지기들의 활약으로 한 번 더 요동치고 있다.
올 시즌 초반 KBO리그는 클로저들의 집단 부진과 잇따른 부상이 화두로 떠올랐다. 믿었던 마지막 투수들이 흔들리면서 경기 막판까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졌다. 실제로 10개 구단 가운데 절반 이상이 마무리를 중도 교체했다.
대표적인 곳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었던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다. 한화는 마무리 김서현의 계속된 부진이 최대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부터 제구 난조 증세를 보인 김서현. 올 시즌에는 그 출렁임이 더욱 심해졌다. 스트라이크존으로 들어오는 공은 현저히 줄었고, 볼넷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특히 4월 14일 대전 삼성 라이온즈전에선 1이닝 동안 4사구를 7개나 내주며 자멸하기까지 했다.
한화 김경문 감독은 김서현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며 재기를 기다렸다. 2군에서 몸과 마음을 추스를 기회를 줬다. 그러나 복귀전이었던 지난달 7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도 9회말 등판해 4사구 3개, 피안타 2개로 무너졌다.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는 동안 4실점(3자책점)하면서 불안감을 재차 드러냈다.
‘김서현 살리기’ 프로젝트가 무산된 한화는 결국 마무리를 교체했다. 새로 보직을 넘겨받은 대체 소방수는 33살의 베테랑 이민우. 지난해까지 통산 세이브는 고작 2개였던 이민우는 마무리를 맡으면서 잠재력을 뽐내기 시작했다. 지난달 22일 대전 두산 베어스전부터 4경기 연속 세이브를 거두면서 한화의 뒷문을 확실하게 잠그고 있다.
최근 대전에서 만난 이민우는 “올 시즌에는 어떻게든 1군에서 버티자는 생각으로 준비했다. 그 결과가 성적으로 나오고 있어서 기쁘다”고 했다. 이어 “나는 어린 투수들처럼 빠른 공을 던지지는 못한다. 그래도 투심 패스트볼과 커브가 효과를 보이고 있다. 어렵게 잡은 기회인 만큼 끝까지 마무리 자리를 지키고 싶다”고 다짐했다.
LG 마무리 투수 손주영. 사진 LG 트윈스
지난해 통합우승을 차지한 LG는 4월 28일과 29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이틀 연속 ‘역전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이유가 있었다. 기존 마무리 유영찬이 팔꿈치 수술을 받아 공백이 생겼기 때문이다. LG 염경엽 감독은 고심했다. 필승조 김진성을 마무리로 활용하기에는 41살이란 적지 않은 나이가 걸렸다. 그렇다고 다른 불펜 투수들은 신뢰도가 조금 떨어졌다. 사령탑의 선택은 손주영. 선발투수 자원이지만, 지금은 뒷문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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