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혁’ 이름 석자 뚜렷하게 각인됐다…홍명보호에 없던 ‘신선한 충격’ 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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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박진우]
이기혁은 자신의 이름 석자를 90분간 뚜렷하게 각인시켰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지난달 31일 오전 10시(한국시간) 미국 유타주에 위치한 솔트레이크시티BYU 사우스필드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트리니다드토바고에 5-0으로 승리했다. 홍명보호는 오는 3일 엘살바도르와 최종 평가전을 치른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진행된 ‘최종 모의고사 1교시’. 3-4-3 포메이션을 내세운 홍명보 감독은 3백 좌측 센터백에 이기혁 카드를 꺼내 들었다. 강원FC에서 K리그1 정상급 센터백으로 자리매김한 이기혁을 깜짝 발탁했지만, 한 번도 활용해보지 못한 탓이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기혁을 발탁한 가장 큰 이유는 ‘멀티성’이었다. 이번 시즌 강원에서 4백의 센터백으로 나서고 있지만, 레프트백은 물론 중앙 미드필더까지 소화하는 다재다능함을 갖췄기 때문. 여기에 홍명보 감독이 주력으로 활용할 3백의 좌측 센터백도 소화가능해, 상황에 따라 센터백과 레프트백 역할을 넘나들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으로 평가됐다.
이기혁은 기대와 예상을 현실로 만들었다. 초반에는 장점인 왼발 긴 패스가 동료에게 연결되지 않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내 경기에 적응하며 페이스를 되찾았다. 이기혁은 좌측 후방에서 반대편으로 길게 열어주는 긴 패스를 선보이며 진가를 발휘했다. 아울러 후방에서 백패스보다 과감한 전진 패스를 꾸준히 시도하며 빌드업의 시작점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이기혁을 기용하며 홍명보 감독의 전술 폭도 넓어졌다. 이기혁은 좌측면에서 옌스 카스트로프와 호흡을 맞췄다. 옌스는 주발인 오른발을 활용해 안으로 접는 플레이를 주로 선보이며 공격의 선택지를 늘렸고, 이기혁은 옌스의 빈 자리로 올라서며 레프트백 역할까지 수행했다. 과감한 전방 압박으로 소유권을 탈취하기도, 역습으로 이어지는 상황에서는 영리한 반칙으로 흐름을 끊기도 했다.
후반에도 이기혁의 넓은 활동 범위가 돋보였다. 홍명보 감독은 후반 들어서며 김민재, 박진섭을 교체 투입해 이기혁과 함께 3백을 구성하도록 했다. 이기혁은 수비 시에는 내려서며 3백을 형성했고, 공격 시에는 좌측면으로 넓게 벌리고 올라가며 레프트백 역할을 수행했다. 홍명보 감독은 그간 경기 도중 상황에 따라 3백과 4백을 번갈아가며 활용할 것이라 강조해왔는데, 이기혁이 그 중심점을 잡았다.
그간 홍명보호에서 볼 수 없던 ‘신선한 충격’을 선사한 이기혁이다. 이기혁 기용으로 홍명보 감독은 보다 유연하게 3백 전술을 운용할 수 있었다. 물론 이날 상대가 제대로 된 공격 기회를 잡아보지 못했다는 점에서 수비력이 완벽하게 검증된 것은 아니나, 그를 감안하더라도 충분히 인상적인 90분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아직 김민재를 제외한 3백 주전 조합을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좌측 센터백 포지션에는 김태현 기용이 유력하다는 평이 지배적이었지만, 이기혁은 이날 활약으로 스스로 가능성을 증명했다. 월드컵 본선을 앞둔 홍명보 감독의 머릿속이 한층 복잡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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