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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상단 강타한 한동희의 무력시위, 김태형의 ‘명분 야구’가 거인을 춤추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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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한동희가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전에서 홈런을 치고 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롯데 한동희가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전에서 홈런을 치고 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스포츠서울 | 정동석 기자] ‘잊혀 가던 천재 거포의 화려한 부활’이다. 시즌 초반 끝없는 추락과 부상 악재로 팬들의 가슴을 태우던 롯데의 ‘포스트 이대호’ 한동희가 KBO리그에서 가장 넓은 잠실구장의 외야 상단을 배트로 때려 부수며 비상을 선포했다. 한동희의 이틀 연속 초대형 홈런은 단순히 개인의 슬럼프 탈출을 넘어, 지독한 우울증 타선에 갇혀 피를 말리던 롯데 자이언츠의 전반기 판도를 통째로 바꿀 거대한 변곡점이다.

롯데는 올 시즌 평균자책점 1위(3.90)라는 막강한 선발 로테이션을 돌리면서도 하위권을 맴도는 기형적인 구조를 보여준다. 아무리 투수들이 점수를 막아내도 타선이 이를 받쳐주지 못하는 기형적 흐름 속에서, 롯데의 해결책은 단연 ‘장타력’이었다. 4월 한 달 동안 홈런을 단 한 개도 기록하지 못하며 거포로서의 자존심을 구겼던 한동희가 복귀하자마자 선보인 엄청난 스윙 스피드와 비거리는 그간 롯데 팬들이 가슴속에 묵혀둔 갈증을 단숨에 씻어내기에 충분했다.

롯데 한동희가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전에서 홈런을 치고 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롯데 한동희가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전에서 홈런을 치고 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이번 한동희의 완벽한 부활 서사 뒤에는 김태형 감독 특유의 영리한 ‘인내와 기 살리기’ 야구가 존재한다. 부상 여파 속에서도 2군에서 확실한 홈런 손맛을 보게 한 뒤, “홈런을 쳤으니 올렸다. 조금 좋지 않더라도 당분간 끝까지 믿고 기다리겠다”며 선수에게 심리적 방탄조끼를 입혀준 사령탑의 뚝심은 최고의 촉매제가 됐다. 타자가 ‘결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감을 내려놓고 자신의 궤도로 공을 강타할 때 어떤 파괴력이 나오는지 한동희는 잠실 중앙 담장과 좌측 최상단 벽면으로 똑똑히 증명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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