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은 괜찮다지만 관중은 싫어…중립응원석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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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대구 아이엠뱅크파크에서 열린 대구FC와 수원 삼성 블루윙즈와의 경기 당시 원정석과 중립응원석이 있는 N석의 모습. 중간의 출입구 왼쪽이 원정응원석이나 오른쪽인 중립응원석도 수원 삼성 팬들로 가득차 있다. 이화섭 기자
K리그에서 중립 응원석을 두고 홈 팀과 원정 팀의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드러나고 있다. 특히 팬의 숫자가 많은 팀끼리 붙는 경기에서 중립 응원석이 편법으로 사용될 가능성도 있어 대구 팬들을 비롯한 축구 팬들은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고 있다.
지난달 31일 대구 아이엠뱅크파크(대팍)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2 대구FC와 수원 삼성 블루윙즈의 경기는 올해 최초 대팍 매진사례였다. 수원 삼성의 팬덤인 '그랑블루'의 숫자가 많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원래대로라면 원정석만 매진됐어야 했다. 전석 매진 사례를 가능케 한 건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올해 하반기부터 도입한 '중립 응원석' 때문이었다.
하지만 선수와 코칭스태프들은 평소에 잘 차지 않던 좌석까지 꽉 차며 경기에 더 몰입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다며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는 입장이다.
대구 팬들이 지난달 31일 경기에서 문제삼은 부분은 중립응원석에서 일부 수원 삼성 팬들이 규정을 위반한 장면이 있었다는 것.
K리그 규정에 따르면 중립응원석에서는 홈팀, 원정팀, 제3구단의 유니폼, 머플러, 모자 등 개인 장신구 착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대형 깃발, 북, 악기, 걸개, 현수막, 확성기 등 응원 도구 반입이나 사용은 허용되지 않는다. 그리고 응원 리딩 행위도 금지된다. 상대팀이나 타 관중을 자극하는 언행이나 소란 행위도 당연히 금지 사항이다.
그러나 대구 팬들은 중립응원석에 앉은 수원 삼성 팬들은 강현묵과 김주찬의 골이 터지자 원정석 관중과 함께 머플러를 돌리며 응원가를 따라불렀고 일부 관중은 대구 선수들에게 심한 말까지 했음을 목격했다고 주장한다.
수원 삼성 팬들은 "경기 관람하면서 내가 응원하는 팀이 이기고 있는데 분위기를 타서 응원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게다가 대팍의 원정석 숫자 자체가 적어서 중립응원석에 앉을 수밖에 없었고, K리그 규정에 어디까지를 일반적인 반응으로 보고 어디서부터를 불법 집단 응원으로 볼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는 점을 꼬집었다. 다만, 일부 수원 삼성 팬들은 응원 콜 리딩이나 도구 활용은 제한되는 곳임을 생각했다면 과한 측면도 있었다는 자성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은 간만에 꽉 찬 응원석에 놀라면서도 이런 분위기가 경기력에는 다소 긍정적인 측면을 준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수비수 김강산은 "안방에서 이렇게 많은 원정 팬을 본 게 낯설긴 했지만 오히려 더 재미있었다"며 "대구 팬들도 평소보다 더 큰 목소리로 응원해 주셨기에 선수들도 경기에 더 몰입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성용 대구 감독은 이날 경기 후 인터뷰에서 "수원팬들의 응원이 경기력의 영향을 미쳤냐"는 기자의 질문에 "우리 팬들의 목소리만 듣고 뛴 것 같고, 경기 시작부터 준비를 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사실, 이런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K리그 흥행에는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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