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곪았던 게 터졌나…'96라인' 동반 은퇴 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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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축구대표팀 수비수 김민재.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서울=뉴시스]안경남 기자 = 결국 곪았던 게 터진 걸까. 한국 축구가 이른바 '96라인'으로 불리는 1996년생 태극전사들의 동반 은퇴 소동으로 휘청거렸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실패 후 한국 축구는 스페인 출신의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에게 임시 지휘봉을 맡겨 9~10월 A매치 4연전을 치렀다.
정몽규 전 회장 사퇴 후 수장이 없는 대한축구협회는 임시 사령탑 체제로 올해 마지막인 11월 A매치까지 치른 뒤 2027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까지 감독직을 맡길지를 정할 계획이다.
'홍명보호'에서 '모레노호'로 탈바꿈한 한국 축구는 새로운 출발로 기대를 모았다.
에콰도르(3-0 승), 우루과이(1-4 패), 베네수엘라(0-0 무), 우즈베키스탄(2-0 승)을 상대로 4경기에서 2승 1무 1패의 무난한 성적표를 받았다.
하지만 문제는 경기력이 아니었다.
[서울=뉴시스]축구대표팀 미드필더 황인범.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무승부로 끝난 베네수엘라전에서 교체 후 축구화를 벗어 던진 핵심 수비수 김민재(뮌헨)의 행동이 단순히 공격수들의 수비 가담 부족에 대한 불만이 아닌, 세대 간 갈등에서 비롯됐다는 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우즈베키스탄전이 끝난 뒤 휴식을 이유로 결장한 김민재와 선발로 뛴 황희찬(샬케), 황인범(포르투), 1996년생 동갑내기 삼인방은 그라운드에 따로 모여 기념사진을 찍었고, 이후 라커룸에서 일부 동료에게 은퇴를 암시하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인범이 경기 후 은퇴설을 부인했지만 "감독님이 결정할 문제"라며 "언제든지 내려놓을 준비는 하고 있다"며 묘한 여운을 남겼다.
'96라인'은 경기 후 대한축구협회 고위층과 만나 대화를 나눴고, 세 선수가 한발 물러나면서 사건은 일단락된 걸로 전해졌다.
정확히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이번 은퇴 소동은 언제 다시 터질지 모르는 휴화산처럼 남게 됐다.
[서울=뉴시스]축구대표팀 공격수 황희찬.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축구계에선 이번 은퇴 소동을 96라인과 1992년생 손흥민(LAFC), 이재성(마인츠) 등 고참 라인 사이의 갈등이 불러온 것으로 보고 있다.
'주어'를 생략한 애매모호한 발언으로 여론의 상상력만 자극하고 있으나, 여러 정황이 이를 뒷받침한다.
황인범은 지난 2일 베네수엘라전을 마친 뒤 "대표팀 9년 차인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변해야 할 게 많다"며 "의문도 많고 문제점이 분명히 보이는 데 누구도 나서지 못한다"고 했다.
공교롭게도 그가 말한 9년은 손흥민이 주장 완장을 찬 시절과 겹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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