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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갈락티코냐?” 골도 못 넣는데 수비도 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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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베컴, 루이스 피구, 라울 곤살레스. 게티이미지

데이비드 베컴, 루이스 피구, 라울 곤살레스. 게티이미지

[스포츠경향 김세훈 기자] 아래는 레알 마드리드가 2003~2004시즌 이른바 ‘갈락티코’ 멤버를 구축했을 때 수비수들이 제기한 불평들이다.

수비수 이반 엘게라는 2004년 1월 수비 불균형을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베컴이 합류하고 클로드 마켈렐레가 첼시로 떠난 지 4개월 만이었다. 엘게라 “마켈렐레가 없다, 베컴은 볼 탈취형 미드필더 아니다”고 말했다. 왼쪽 풀백 로베르토 카를로스는 2004년 여름 팀의 지나치게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지적했다. 카를로스는 “항상 두세 명만 수비한다”고 말했다. 오른쪽 풀백 미첼 살가도도 비슷한 시기 “중요한 것은 균형”이라며 “균형 잡힌 선수단이 화려한 선수단보다 훨씬 낫다”고 말했다. 호세 안토니오 카마초 레알 마드리드 감독은 “이 팀에는 공격하는 선수가 5명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수비도 하는 선수 5명”이라고 지적했다. 루이스 피구는 선수 생활을 마친 뒤인 2017년 갈락티코 시절을 회상하면서 “자기 골문 쪽으로 뒤로 뛰던 선수는 마켈렐레뿐이었다”고 말했다. 농담이 섞인 표현이었지만 당시 레알의 공격 일변도 경기 방식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말이었다.

 

2003-04시즌 레알 마드리드는 베컴이 합류하면서 피구, 호나우두, 라울 등 공격진 화려함은 극에 달했다. 동시에 마켈렐레와 이에로가 떠나면서 공수 균형은 크게 흔들렸다. 라리가에서는 21승7무10패, 72득점 54실점으로 4위에 그쳤다. 리그 마지막 5경기를 모두 패하면서 5득점 13실점을 기록했다. 우승팀 발렌시아보다 한 골을 더 넣고도 실점은 두 배나 많았다. 챔피언스리그에서는 8강에서 탈락했고, 코파 델 레이도 결승에서 사라고사에 패했다. 이름값 높은 공격수들을 모으는 것만으로는 좋은 팀을 만들 수 없고, 공수 균형과 역할 분담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 갈락티코 1기의 대표적인 실패 시즌이었다.

한국대표팀에서도 수비수의 불만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김민재는 지난 2일 베네수엘라전(0-0 무) 직후 “팀 전체적으로 다 같이 싸우고 경합하고 수비를 해야 한다. 오늘은 수비 선수들이 불쌍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체적으로 뭔가 다 같이 싸우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며 “7-0, 9-0으로 이겼더라도 기분이 좋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개인이 빛나기보다 팀이 하나가 돼 뛰어야 한다”며 “모든 선수가 머리를 처박고 열심히 뛰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 중에는 교체된 뒤 축구화를 던지는 모습까지 포착됐다.

2026년 3월 27일 코트디부아르전 전날이었다. 김민재는 월드컵을 약 3개월 앞두고 가장 중요한 조건을 묻자 “선수들 모두 좋은 능력을 갖고 있고, 개인적 능력이 좋긴 하지만, 뛰는 양이 중요하다”며 “공격적, 수비적 부분들 모두 ‘다 같이’ 해야 한다. 일대일로 상대하면 안 되고 이대일로 상대해야 한다”고 답했다.

지난 1일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은 베네수엘라전에 앞서 “공격수 오현규도 첫 번째 수비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베네수엘라전에서는 “11명 모두 수비를 하고 11명 모두 공격하겠다”고 선언했다. 감독이 경기 전 요구한 ‘전원 수비’가 실제 경기에서 제대로 실행되지 않았다. 공격수들은 수비할 생각이 없어보였다.

한국은 모레노 감독 부임 이후 3경기를 치렀다. 1차전 에콰도르전은 3-0으로 이겼지만 우루과이에는 1-4로 완패했고 베네수엘라전에서는 차마 눈뜨고 보기 힘들 정도로 부진하며 0-0으로 비겼다. 남은 경기는 우즈베키스탄이다. 같은 아시아팀이며 상대하는 4개팀 중 FIFA랭킹이 60위로 가장 낮다. 만만하다고 수비를 소홀하게 하면 경기력도 엉망히고 팀워크도 더 무너질 개연성이 크다.

축구는 이름값으로 하는 경기가 아니다. 공격도 그렇지만 약 팀은 수비할 때 11명이 모두 해야 한다. 앞에서 뛰지 않으면 뒤에서 무너진다. 갈락티코가 그랬고, 지금 한국도 같은 경고를 받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전에서 필요한 것은 화려한 개인기가 아니라 11명이 함께 뛰는 축구다. 그것조차 되지 않는다면 문제는 실력이 아니라 팀워크다.

2004년 12월 12일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레알 마드리드와 레알 소시에다드의 프리메라리가 경기에서 레알의 라울 곤살레스(왼쪽부터), 데이비드 베컴, 루이스 피구, 지네딘 지단이 상대 니하트 카흐베지의 프리킥을 막기 위해 수비벽을 쌓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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