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한국 선수였는데” 집안 대결 아닌 첫 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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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에는 적수가 없었다. ‘올림픽 챔피언’ 오상욱이 아시안게임 남자 사브르 개인전 2연패를 달성했다.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2024년 파리 올림픽에 이어 또 한 번 종합대회 정상에 섰다.
오상욱은 23일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 아이치 스카이엑스포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에서 중국의 선천펑을 15-13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오상욱이 다시 한번 정상에 오르면서 한국 남자 사브르는 아시안게임 개인전 5연패를 달성했다. 2010년 광저우 대회부터 구본길이 3연패, 뒤를 이어 오상욱이 2연패를 했다.
오상욱은 이날 예선에서 3승 2패로 예상 밖으로 고전했다. 결승에서도 막판까지 밀렸다. 8-11에서 3연속 공격 성공으로 동점을 만들었지만, 다시 11-13으로 밀렸다. 벼랑 끝까지 몰렸지만 챔피언의 저력이 나왔다. 오상욱은 더 공세적으로 상대를 몰아붙이며 역전승을 따냈다.
금메달을 목에 걸고 취재진과 만난 오상욱은 팀 후배 도경동부터 챙겼다. 세계 랭킹 2위 도경동은 이번 대회 오상욱과 함께 강력한 금메달 후보였다. 대진표상 4강에서 오상욱과 도경동의 대결이 유력해 보였다. 그런 도경동이 8강에서 카자흐스탄 선수에게 14-15로 패하고 말았다.
오상욱은 “(도경동이) 중간에 부상이 있었나 보더라. 그것 때문에 진 것 같은데, 위에서 만나지 못해 그게 아쉽다”고 했다. 그러면서 “(도)경동이 몫까지 해결한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했다.
오상욱은 이날 전까지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만 각각 3개씩 목에 걸었다. 자타공인 한국 펜싱의 간판이자 세계 남자 사브르를 대표하는 검사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당연히’ 우승할 것이라는 기대가 이어졌다.
하지만 우승까지 과정이 순탄하지 않았다. 오상욱은 지난해부터 허리 통증에 시달렸다. 추간판탈출증(허리 디스크) 진단을 받았다. 시즌 내내 통증을 안고 뛰었다. 이날도 몇 차례 허리를 짚었다. 오상욱은 “(허리 통증이) 영향은 있었을 거다. 하지만 경기에 들어가면 잊어버린다. ‘부상도 핑계’라는 생각으로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오상욱은 이번 대회까지 아시안게임에 3차례 출전해 3번 모두 개인전 결승에 올랐다. 앞서 두 번은 대표팀 선배 구본길을 만났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에서는 졌고, 2023년 항저우에서는 이겼다. 구본길 외 다른 선수를 결승에서 만난 게 이번이 처음이다. 오상욱은 “매번 결승에서 한국을 만났는데, 이번에는 다른 나라 선수를 꺾어서 뭔가 새롭다”고 했다.
도경동이 8강에서 탈락하면서 ‘집안 대결’은 무산됐다. 아쉬움이 컸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홀가분하게 상대 선수와 싸울 수 있었다. 아무리 같은 태극마크를 달았다고 해도 승부의 세계에서는 당연히 경쟁할 수밖에 없는데, 이번엔 그러지 않아도 됐다.
오상욱은 “그때는 한국 선수끼리도 좀 견제가 있었고, 서로 말도 잘 못 하고 장난도 못 치는 것들이 있었다”며 “오늘은 (도)경동이가 지자마자 응원을 많이 해줬다. 나도 경동이 몫까지 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오상욱은 극적인 결승 승부를 돌아보며 “밀리고 있었지만 크게 불안하지는 않았다. 대신 상대 선수의 의도를 많이 생각했다. 저 선수가 수비를 안 하려는 것 같은데 그게 정말 맞는지 계속 생각했다. 결국 보니 생각한 게 맞았지만, 경기 중에는 그걸 두고 혼자서 고민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오상욱은 이제 사브르 후배들과 함께 단체전 우승에 도전한다. 남자 사브르는 아시안게임 단체전도 2014년 인천 대회부터 벌써 3연패다. 이번에도 우승하면 4연패가 된다. 오상욱은 “단체전은 너무 편할 거 같다. 지금 같이 있는 선수들과 같이 뛰면서 금메달을 안 딴다는 생각을 안 해봤다. 팀원들을 믿으면서 할 수 있으니까 부담도 없을 거다. 무조건 금메달 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오상욱이 시상대 정상에 서면서 한국 펜싱은 전날 여자 에페 송세라에 이어 벌써 2개째 금메달을 수확했다. 대표팀은 2018년 대회와 2023년 대회에 이어 이번에도 금메달 6개 이상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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