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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 야구를 사랑했습니다, 그리고…" 황재균 울컥, 말을 잠시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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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게 된 황재균(KT 위즈).

쌓아온 커리어만큼 화려한 은퇴식을 마친 황재균이 결국 눈물을 참지 못했다.

황재균은 13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6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홈경기 종료 후 은퇴식을 치렀다.

2006년 현대 유니콘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황재균은 히어로즈와 롯데를 거쳐 미국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활약한 후 2017년 KT와 FA 계약을 체결했다. 2021시즌에는 창단 첫 통합 우승의 주장으로 팀을 이끌었고, 2025시즌 KBO 역대 7번째로 14시즌 연속 100안타를 기록하는 등 KBO를 대표하는 '공수겸장 내야수'로 자리매김했다.

황재균은 프로 통산 18시즌 동안 220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5, 2266안타, 227홈런, 1121타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112경기 타율 0.275(385타수 106안타) 7홈런 48타점 OPS 0.715로 여전한 기량을 보여줬다.

지난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재취득했지만, 황재균은 고심 끝에 은퇴를 선언했다. 시즌 후 KT 팬 페스트에 참석하며 잔류 의지를 밝혔지만, FA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끝내 현역 은퇴를 결정했다.

당초 황재균의 은퇴식은 지난달 8일 수원 롯데전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당시 전국을 강타한 폭염과 그 대책 마련을 위해 경기가 취소되면서 은퇴식이 한 차례 연기됐다. 경기 전 황재균은 "어제도 기분이 이상해서 잠을 거의 못 잤다. 한 2시간 자고 나왔다. 오늘도 나올 때 무슨 감정인지는 모르겠는데 되게 이상했다. 진짜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었다"고 고백했다.

은퇴식의 하이라이트인 은퇴사에 대해서는 "생각나는 대로 쓰고 고치고 이러다가 완성이 됐는데, 그래서 좀 길다"며 "은퇴사를 볼 때마다 살짝 울컥울컥한다"고 했다. 이어 "정말 오열할 것 같아서 걱정되긴 한다"고 고백했다.

이날 황재균은 은퇴선수 특별엔트리 제도를 통해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다만 1위 경쟁을 하는 팀 사정상 출전 여부는 불투명했는데, 이강철 KT 감독은 경기 전 "내 스타일은 3점 차만 돼도 쓴다"며 출격을 예고했다.

그리고 팀 동료들이 힘을 내면서 6회 3점 차를 만들었고, 결국 6회말 권동진 타석에서 대타로 나왔다. 비록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7회 자신을 상징하는 3루수로 잠시 선 뒤 교체되면서 20년 프로 생활을 정말로 마감하게 됐다.KT도 5-2로 승리하면서 6연승을 질주했고, 황재균에게 잊을 수 없는 선물을 안겨줬다.

경기 후 진행된 은퇴식. 류현진(한화 이글스)과 양의지(두산 베어스) 등 동기들과 과거 팀 동료였던 강민호(삼성 라이온즈), 전준우(롯데), 손아섭(두산), 이강철 감독과 고영표, 김현수, 허경민 등 KT 선수들, 그리고 연예인들까지 축하영상을 남겨 황재균의 넓은 인맥을 보여줬다.

눈시울이 뜨겁게 달아오른 황재균은 마이크 앞에 섰다. 그는 "이렇게 많은 분들 앞에서 ‘은퇴’라는 말을 하게 될 날이 올 줄은 솔직히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다"며 "늘 그랬던 것처럼 시즌을 준비하고, 몸을 만들고, 또 야구장에 나갈 것만 같았는데, 오늘 이 자리에 서 있으니 정말 많은 생각이 든다"고 했다.

황재균은 과거 처음 야구를 시작한 순간부터 프로 선수의 꿈을 이룬 기억, 그리고 꽃길만 있지 않았던 야구 인생을 떠올렸다.
어려웠던 순간을 언급한 황재균은 "그럴 때마다 난 늘 다시 일어날 수 있었다"며 "힘들 때 옆에서 괜찮다고 말해주고, 잘했을 때는 누구보다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넘어졌을 때는 다시 일으켜준 사람들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팬들에게 가장 큰 고마움을 전한 황재균은 "스스로에게 실망했던 날도 많았다. 그런데도 여러분은 늘 ‘괜찮다’, ‘다시 하면 된다’, ‘우리는 아직 널 믿는다’고 말해주셨다"며 "그 말들이 나를 다시 운동장으로 나오게 했고, 다시 배트를 잡게 했고, 다시 일어나게 했다"고 말했다.

눈물을 흘리면서도 은퇴사를 차근차근 읊었던 황재균이 잠시 멈췄던 순간이 있었다. 그는 "정말 누구보다 야구를 사랑했다"고 말하며 "그리고 매 순간, 후회 없이 뛰려고 했다"는 말을 할 때 감정이 복받쳐 오른 듯 잠시 숨을 골랐다."선수 황재균이라는 이름으로 그라운드에 서지는 못하지만, 야구를 통해 배운 것들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같다"고 한 황재균. 그는 "이제 또 다른 시작을 해보려고 한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든, 오늘의 이 마음을 절대 잊지 않겠다. 그리고 앞으로의 인생도, 선수였을 때처럼 끝까지 최선을 다해 살아가겠다"고 했다.

끝으로 황재균은 "거창한 기록이나 숫자로 기억되고 싶지 않다"며 "그저 '끝까지 최선을 다했던 선수’, ‘야구를 정말 사랑했던 선수', ‘팬들을 진심으로 사랑했던 선수’ 그렇게만 기억해주시면, 그것만으로 충분히 행복할 것 같다"고 했다.

화려한 불꽃이 수원 하늘을 수놓으면서 황재균의 은퇴식도 마무리됐다. 그는 선수들과 기념촬영을 하면서 야구인생 1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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