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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도야, 그냥 웃어” 이재도의 길었던 겨울, 웃음이 먼저 봄을 데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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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정다윤 기자] “웃으면 복이 온다.” 이 식상하게만 들리던 말이 현실로 다가오는 순간이 있다.

고양 소노 이재도(35, 180cm)에게 지난 시즌이 그랬다. 웃음을 잃을 만큼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다시 웃기 시작하자 엉켜 있던 매듭이 풀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10년 이상이라는 시간 동안 508번의 코트를 쉼 없이 지켜온 발걸음. 이재도에게 성실함은 단순한 미덕을 넘어 그를 받치는 가장 단단한 뼈대였다.

하지만 예고 없이 찾아온 부상은 굳건했던 일상을 멈춰 세웠다. 오프시즌 훈련 도중 허리를 다쳐 두 차례 수술을 받았고, 지난해 11월 창원 LG와의 경기에서는 갈비뼈까지 골절됐다. 쉼 없이 달려온 그의 선수 생활에 처음으로 긴 쉼표가 찍혔다.


성실함이 너무 깊게 밴 탓이었을까. 갈비뼈를 다친 직후 밀려온 묵직한 통증 앞에서도 그는 그저 참아낼 만하다고 여겼다. 코트 위에서 ‘부러진 건 아닌 것 같다. 조금 지나면 괜찮아지겠지’라며 대수롭지 않게 스스로를 다독였지만 내려진 검사 결과는 야속하게도 골절. 인생 처음으로 구급차에 몸을 실었다.

 

골절 판정이라는 현실 앞에서도 그가 가장 먼저 다잡은 것은 쉬어야 할 이유가 아닌, 코트로 돌아갈 조그만 틈새였다. 테이핑으로 동여매고 통증을 참아낸다면 어떻게든 다시 코트를 밟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트레이너들과 구단은 “아닌 건 아닌 거다”라며 단호하게 그를 만류했다.

그렇게 꾸준하게 이어온 508경기 연속 출전 기록이 멈췄다.

“뛸 수 없는 몸으로 기록을 위해 출전하는 건 지금까지 해온 것의 의미마저 퇴색시키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모두가 만류했을 때 깔끔하게 포기했죠. 덕분에 연속 경기 출전 2위라는 기록을 명예롭게 남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재도가 건넨 진심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마음까지 곧바로 정리된 것은 아니었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몸에 제동이 걸리자 의심의 먹구름이 그의 마음 한편을 슬그머니 비집고 들어왔다.

‘운동선수로서 쓸 수 있는 것을 이제 다 쓴 건 아닐까….’

두 달가량 이어진 휴식기 동안 이재도의 일상은 대부분 집 안에 머물렀다. 게임을 하고 TV를 보며 시간을 보내다가도 문득 창밖을 바라본 채 한참 멍하니 있곤 했다. 마음은 하루라도 빨리 코트로 돌아갈 날을 향해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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