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하늘인데, 창원은 멈추고 사직은 달렸다…30분 차이가 폭염을 가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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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롯데 자이언츠
(MHN 정철우 기자) KBO가 결국 결단을 내렸다.
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릴 예정이던 KIA 타이거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폭염으로 취소됐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취소다. KBO리그에서 폭염 때문에 같은 경기 장소의 경기가 이틀 연속 열리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창원 지역은 연일 폭염중대경보가 이어지고 있다. 경기 개시 시간에도 38도 안팎의 기온이 예보됐고, 저녁 늦게까지 35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KBO는 선수단과 관중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취소를 결정했다.
결과적으로는 당연한 선택이었다.
불과 이틀 전 창원NC파크에서 열린 경기만 봐도 폭염이 정상적인 경기 운영을 어렵게 만들었다는 사실은 충분히 확인됐다.
NC는 워터페스티벌을 진행하며 경기 전부터 관중석에 계속 물을 뿌렸다. 그라운드에도 스프링클러를 가동해 지면 온도를 낮추기 위해 애썼다.
덕분에 다행히 큰 안전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경기 내용은 달랐다.
양 팀은 경기 후반 주축 선수들을 잇달아 교체했다. 체력 안배 차원의 교체도 있었지만 기록적인 폭염 속에서 선수들을 끝까지 뛰게 하기 어려웠던 영향도 적지 않았다.
야구는 결국 사람이 하는 경기다. 기록적인 무더위에서는 최고의 선수들도 정상적인 경기력을 유지하기 어렵다.
그래서 KBO는 1일 긴급 대응책을 발표했다. 고척스카이돔을 제외한 야외 구장은 경기 시작 시간을 최대 1시간까지 늦출 수 있도록 했고,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진 지역은 경기 취소까지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창원은 그 원칙이 적용됐다. 문제는 사직이었다. 같은 날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 경기는 취소되지 않았다.
경기 시작 시간이 30분 늦춰졌을 뿐이었다. KBO는 경기 개시 이후 기온이 점차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물론 창원과 부산의 기온은 완전히 같지 않았다. 그러나 현실에서 선수들과 관중이 체감하는 더위는 그렇게 큰 차이가 없었다.
최근 부산 역시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31일 사직구장에서는 롯데 포수 손성빈이 경기 도중 두통과 구토 증세를 보여 교체됐다.
선수들은 더그아웃에서 에어컨 바람을 쐬고 얼음찜질을 반복하며 경기를 버텨야 했다.
이 정도면 이미 정상적인 경기 환경이라고 보기 어렵다. 더구나 30분 지연이 폭염을 얼마나 줄여줄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기상 예보를 보면 오후 6시 30분과 7시의 기온 차이는 크지 않다. 햇볕이 조금 약해질 수는 있지만 콘크리트 구조물과 관중석, 인조 시설물에 축적된 열기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30분 뒤에 시작한다고 해서 선수들의 온열질환 위험이 획기적으로 줄어든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경기 취소 여부 자체가 아니다. 기준의 일관성이다. 창원에서는 선수와 관중의 안전을 이유로 과감하게 경기를 취소했다.
그렇다면 비슷한 폭염 환경이 이어진 사직에서도 같은 수준의 고민과 검토가 있었는지가 중요하다.
만약 두 지역의 기상 조건이 분명하게 달랐다면 팬들도 납득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체감 환경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그렇다면 "창원은 취소, 사직은 30분 지연"이라는 결정은 충분한 설명력을 갖기 어렵다. 폭염 대응은 무엇보다 예측 가능해야 한다.
선수들은 경기 준비 일정을 조정해야 하고, 구단은 운영 계획을 세워야 한다. 무엇보다 수천 명의 팬들이 경기장을 찾는다.
어느 구장은 취소되고 어느 구장은 그대로 진행되는 상황이 반복된다면 현장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번 KBO의 폭염 대응은 분명 과거보다 한 걸음 나아갔다. 폭염을 경기 취소 사유로 적극 인정한 것은 긍정적인 변화다. 하지만 첫 사례인 만큼 보완해야 할 부분도 드러났다.
가장 필요한 것은 명확한 기준이다.
단순히 최고기온만 볼 것인지, 체감온도를 반영할 것인지, 습도와 복사열까지 포함할 것인지, 경기 개시 시각의 실제 위험도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세부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
그래야 어느 구장은 취소되고 어느 구장은 강행되는 상황에서도 모두가 납득할 수 있다.
야구는 흥행도 중요하다. 하지만 선수와 팬의 건강보다 앞설 수는 없다. 창원에서 보여준 과감한 결정은 높게 평가받아야 한다.
그렇다면 사직에도 같은 잣대를 적용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같은 폭염 아래에서 다른 기준이 적용된다면 현장의 혼란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KBO가 진정으로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원칙을 세우려 한다면 이제는 경기 취소 여부보다 먼저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일관된 폭염 대응 기준을 만드는 일이 우선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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