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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1511억 투하+심판위원장 황당 태도…한국 축구 또 한 번 '탈탈 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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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맹탕 청문회'는 어느 정도 예상됐던 것이다.

오히려 숨기고 싶은 치부가 드러나면서 국민들에게 더욱 외면받지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로, 한국 축구가 탈탈 털렸다.

3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대한축구협회 청문회를 진행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역대 최고의 선수들을 데리고, 지금까지 대회 중 가장 좋은 조편성을 받아들었음에도 1승2패라는 처참한 성적으로 32강에도 들지 못한 채 귀국한 한국 축구의 난맥상을 다시 한 번 들여다보는 자리였다.

이미 사퇴한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 홍명보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을 비롯해 이용수 직무대행 등 현 대한축구협회 고위직 인사들이 청문회 증인으로 나섰다.

하지만 이날 청문회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홍명보 전 감독의 대표팀 사령탑의 2년 전 선임 과정 불공정 논란, '축구인 카르텔'로 불리는 이들이 대한축구협회를 둘러싸고 인사 혹은 이권 등에 개입한 정황 등은 시원하게 밝혀진 것이 하나도 없었다.

홍 전 감독 선임을 거의 '단독 드리블'로 몰아붙였던 이임생 전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가 이번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됐음에도, 최근 캄보디아 축구단에 기술고문으로 취업했다는 이유를 들어 불출석한 것이 컸다.

홍 전 감독 선임 당시 축구인들에게 감독 선임 실권을 내주고 '항복'을 선언한 정 전 회장은 할 말이 없는 사람이었고, 홍 전 감독도 '선임을 당한' 사람 입장에서 충분히 방어 가능한 일이었다. 2년 전 청문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내용이 나왔다. 이 전 이사가 출석하면 그나마 정 전 회장, 홍 전 감독과의 동시 질문 등을 통해 의혹 규명 가능성이 이뤄질 수도 있었지만 그의 청문회 불참으로 예상했던 '맹탕 청문회'가 현실이 됐다.

축구협회 행정 난맥상 쪽에서도 코리아풋볼파크를 지을 때 설계도면을 변경, 축구협회가 세금 77억원을 부정수급한 것 말고는 변죽만 때렸다. 석연 찮은 의혹이 여러 곳에서 불거졌으나 축구협회가 비위를 대놓고 저지를 정도로 수준 떨어지는 조직은 아니다.

 



다만 이번 청문회를 통해 국민이나 축구팬들이 한국 축구와 축구인들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될 확률은 높아졌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2년 전 청문회와 달리 시도민구단 중심으로 국민 세금을 많이 쓰는 한국 축구의 구조가 들춰졌다.

올해 K리그 시도민구단에 지원되는 세금이 총 1511억원에 이르는 사실은 2024년 청문회에서 이슈화되지 않았던 내용이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세금으로 프로 구단이 운영되는 나라"라는 쓴소리까지 나왔다.

여기에 최근 김포FC 직원이 구단 1년 예산에 육박하는 80억원을 횡령하는 사상 초유의 충격적인 사건까지 소개되면서 축구협회 부실 행정이 K리그의 문제점까지 공개되는 후폭풍으로 이어졌다. 

또한 문진희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장의 커뮤니케이션은 청문회를 보는 국민들에게 축구인들의 기본 자질을 의심하게 할 정도였다.

문 위원장은 이날 오전 질의부터 과거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의 선거 때 불법 선거운동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질문 받았고, 이에 대해 "내가 당시 (심판위원장이 아니라)놀고 있었다"는 식으로 받아쳐 청문회장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그러더니 오후 질의 중 조국혁신당 김재원 의원이 "문 위원장 정점으로 특정 인사가 심판 행정을 장악하고 있다. 심판 배정과 평가, 교육까지 맡는 권한이 하나의 인맥이며, 전형적인 카르텔 아니냐. 수혜자들은 문 위원장과 부위원장의 측근이다. 문 위원장은 심판계 마피아 보스냐"고 쏘아붙인 뒤 "자세 똑바로 하시라. 공손하게 대답하시라. 아까부터 다른 의원님 답변도…"라고 지적하자 문 위원장은 "의원님은 말씀하고 나는 하지 말란 말이냐. 목소리를 좀 다운시키시라 그러면"이라고 제대로 충돌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조계원 의원도 문 위원장의 태도를 참지 못하며 소리 지르는 등 항의하자, 문 위원장은 "거기는 끼지 마시고"라고 역시 지지 않고 맞서 의원들 상당수의 공분을 샀다. 문 위원장은 다시 한 번 "제 말을 들어야 할 거 아니오"라며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물론 김재원 의원 등 국회의원들의 청문회 때 일방적인 소통 방식은 오래 전부터 문제로 지적됐고, 이번에도 쏘아붙이는 식의 질문이 이어졌으나 문 위원장이 이날 내내 드러낸 답변 혹은 소통 방식 역시 일반 국민들이 보기에 눈쌀을 찌푸리게 할 정도였다.

게다가 한국이 월드컵 본선 11회 연속 진출국임에도 이번 2026 월드컵에서 주심은 물론 비디오 심판 한 명도 파견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우리나라 구조가 지면 심판을 욕하기 때문에 심판을 하려고 하는 사람이 없다"고 답변한 것도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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