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는 월드컵’ 더 키우나…64개국 확대 카드에 축구계 ‘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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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이 다시 몸집을 키울 채비를 하고 있다. 본선 참가국을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늘린 국제축구연맹(FIFA)이 이번에는 64개국 체제를 검토 테이블에 올리면서다. 더 많은 국가에 '월드컵의 꿈'을 열어준다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경기 수 증가에 따른 중계권·스폰서 수익 확대 등 막대한 경제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반면 대회의 희소성과 수준 저하, 선수 혹사, 개최 비용 급증 등 '메가 월드컵'의 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4일 국제 축구계 등에 따르면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최근 스위스 방송사 '블루 스포트'와의 인터뷰에서 2030년 월드컵부터 본선 참가국 64개국 확대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인판티노 회장은 "이번 북중미 대회가 끝나면 관련 위원회를 통해 확실히 논의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로이터연합뉴스
인판티노 회장이 내세운 명분은 월드컵의 '세계화'다. 그는 "월드컵은 유럽과 남미뿐 아니라 전 세계를 위한 대회여야 한다"며 "모든 국가가 월드컵 참가의 꿈을 꿀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FIFA는 참가국 확대가 비(非)유럽·남미 국가의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인판티노 회장은 48개국 체제로 처음 치러진 북중미 월드컵에서 아프리카 출전 10개국 가운데 9개국이 토너먼트에 진출한 점을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았다. 직전 대회 아프리카 출전국이 5개국에 그쳤던 점을 고려하면 기회 확대가 축구 저변과 경쟁력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다는 논리다. 경제적 측면에서 64개국 월드컵은 FIFA에 매력적인 카드다. 전체 경기 수는 128경기로, 32개국 체제 당시 64경기의 두 배에 달한다. 경기 증가는 중계권과 광고·스폰서십, 티켓 판매 확대와 직결된다. 새롭게 본선 무대를 밟는 국가에서는 방송·디지털 콘텐츠 수요가 늘어난다. 아프리카와 아시아, 중동 등 신흥 축구 시장의 소비자를 FIFA 생태계로 끌어들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개최국에는 관광·숙박·외식·교통 등 지역 소비 확대 효과가 예상된다. 특히 대형 경기장과 교통·숙박 인프라를 갖춘 미국과 같은 국가에는 초대형 스포츠 이벤트의 경제 효과를 극대화할 기회다.
반면 양적 팽창이 질적 성장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출전국이 64개국으로 늘면 FIFA 회원국의 약 3분의 1이 본선 무대를 밟는다. 예선을 통과해야 얻을 수 있었던 월드컵 특유의 희소성과 '프리미엄'이 희석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력 격차가 커지면서 일방적인 경기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경기 수는 증가하지만 조별리그의 긴장감이 떨어져 경기당 상품 가치가 하락하는 '콘텐츠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유럽 리그와 대륙별 클럽대항전, 확대된 FIFA 클럽월드컵에 이어 월드컵마저 몸집을 키우면 선수 혹사와 부상 위험도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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